[미래인]`해석 엔지니어링 분야 대표 주자` 한국알테어 문성수 대표

도요타와 현대자동차그룹. 둘 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한때는 후발주자인 현대와 도요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점유율에서 차이가 났다. 지금은 다르다. 도요타가 견제할 정도로 현대의 위상이 달라졌다.

Photo Image

그러나 아직 현대가 도요타를 따라잡지 못한 분야가 있다. 연구원 규모가 대표적이다. 특히 해석 엔지니어 숫자는 도요타가 현대에 비해 7~8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뮬레이션으로 불리는 해석 소프트웨어는 컴퓨터로 완제품을 시험해 보고 성능을 측정해 준다. 자동차 분야에서 실제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고속으로 주행해 보고 내구성 등을 검사하는 식이다.

알테어는 시뮬레이션 분야의 간판 기업이다. 문성수 대표(46)는 “미국 비즈니스 전문지인 `인더스트리 위크`에서 올해 신기술의 하나로 시뮬레이션을 꼽을 정도로 유망 분야”이자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이끈 주역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중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 제조업체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완벽한 시험시설을 갖춰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자동차, 휴대폰, 가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때문입니다. 우주선을 시험 발사 할 수 없는 NASA는 컴퓨터로 수백만번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제조기업은 결과적으로 좋은 제품을 빠르게 내놓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문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위력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는 연료 효율성이 갈수록 좋아지고 스마트폰은 무게가 가벼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내구성이나 기능은 더 좋아졌습니다. 모두 시뮬레이션으로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더 가볍고, 더 튼튼한 제품을 더 빨리 내놓을 수 있는 최적의 길은 시뮬레이션 역량에 있음을 기업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보잉과 제너럴모터스는 회사 내에 `최적화 센터`라는 별도 부서를 만들고 최적화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테어는 3D로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는 `솔리드씽킹`과 디자인한 제품을 정교하게 검사하는 3D 시뮬레이션 `하이퍼웍스`가 대표 제품이다. 시뮬레이션 분야는 유망 기술답게 경기 불황에도 쑥쑥 성장하고 있다. 한국알테어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20% 이상 성장하며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거뜬히 돌파했다.

문 대표는 제품을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루키 엔지니어`를 키우는 게 곧 시뮬레이션 시장을 넓히는 일이라고 판단해 대학생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6년째 최적화 대회(AOC)를 진행했으며 겨울에는 `알테어 스쿨 캠프(ASC)`를 열어서 30명 정원으로 3일 과정의 무료 교육 캠프를 개설한다.

“이공계에 제조업의 경쟁력이 달려 있습니다. 교육 과정에 우리 제품 교육은 거의 없습니다. 학교에서 배우기 힘들지만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초 실무 교육으로 커리큘럼을 짰습니다. 학교 교육과 기업 현장의 괴리감이 다소나마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문 대표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평소 소신하고도 맞닿아 있다. “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제대로 활용하는 사용자가 많아야 합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외산이지만 세계 최고의 게이머는 우리 젊은이들입니다.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최고의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올라갑니다.”

문 대표는 “시뮬레이션 분야는 이미 미국에 많이 뒤져 있다”며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며 경쟁력 있는 활용 인력을 양성해 소프트웨어 강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