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과감히 배팅한 국내 부품업체들이 벌써부터 좋은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상당수 소재·부품 업체들 하반기 실적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면서 관련 국내 부품 업체들의 수혜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엠씨넥스·아모텍·이노칩테크놀로지·유원컴텍 등 국내 주요 부품 업체들은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저가 스마트폰용 부품을 주로 납품했지만, 최근 들어 고급 부품 수요가 늘어난 게 사뭇 달라진 점이다.
엠씨넥스는 중국 시장에 일찍 진출해 안착한 사례로 꼽힌다. 현재 ZTE·OPPO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800만 화소 이상급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 800억∼9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엠씨넥스가 중국 시장에 고화소 카메라모듈을 선보였을 때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0.6%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금은 세계 스마트폰 수요의 40%를 차지한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단초점에서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로 옮기면서 관련 수혜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시장 진출 시점이 조금만 늦었어도 지금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텍과 이노칩은 코먼모드필터(CMF) 등 칩 부품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칩 부품은 스마트폰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제품 불량시 기기 작동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칩 부품 품질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점을 파고들었다. 레노버·화웨이·ZTE 등 중국 메이저 업체와 거래를 트면서 두 회사는 중국 내 CMF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중국산 스마트폰 하드웨어 성능이 높아지면서 CMF 등 칩 부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원컴텍은 현지화를 위해 아예 처음부터 중국 자회사 유원화양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했다. 마그네슘 다이캐스팅 방식으로 LCD 브래킷을 생산해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아직 중국 현지 업체보다 기술 수준이 높아 고부가가치를 누리고 있다. 유원화양은 지난해 18대였던 생산라인을 조만간 34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굳이 공략하지 않더라도 내수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중국산 스마트폰 성능이 개선될수록 관련 부품업체들의 수혜폭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스템 및 업계 취합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