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데이터 원격지 백업시스템 없어…재난·재해 시 혼란 야기

수학능력평가(수능) 시험 성적 데이터에 대한 원격지 백업시스템이 없어 재난·재해시 한 순간에 관련 데이터가 모두 사라질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명확한 수능성적 데이터에 대한 원격지 백업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성적 데이터를 관리하는 수능정보시스템의 내부 이중화는 갖췄지만 원격지 백업시스템은 도입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단, 수능정보시스템의 일부 데이터를 디지털영상저장매체(DVD)에 저장해 다른 건물에 보관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부로부터 위탁받아 수능 응시원서 접수부터 성적표 출력과 대학 통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수능 시험을 채점해 학생별·과목별 성적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해 수능정보시스템에 보관한다. 데이터 이중화는 갖췄지만, 현 시스템이 있는 정동청사 외에 다른 원격지에 백업시스템을 두고 있지는 않다. 수능 성적 데이터를 DVD에 저장해 다른 건물에 보관한 것도 최근 제기된 원격지 백업시스템 부재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자 임시방편으로 추진한 것이다.

수능 성적데이터에 대한 원격지 백업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예산 부족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원격지에 백업시스템을 구축하면 운영 인력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원격지 백업시스템을 갖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수능성적 데이터 원격지 백업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안전행정부 훈령인 정보통신보안업무규정에는 중앙행정기관 대상으로 데이터 원격지 백업이 의무화 돼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중앙행정기관에 적용되지 않는다.

백업 전문가들은 DVD 보관으로 원격지 백업시스템을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훼손 등으로 DVD에 저장된 데이터의 손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DVD 저장 시 위·변조가 가능한 것도 문제다. 백업 솔루션 전문업체 대표는 “통상적으로 원격지 백업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추가적인 방법으로 별도 디스크에 저장하는 경우는 있지만 수능성적처럼 시스템 없이 원시적으로 원격지 백업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보안 전문가는 “수능성적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데이터에 대한 원격지 백업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재난·재해 발생 시 수능 데이터 손실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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