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R&D) 사업 이행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추진 절차가 지연된 탓이 크지만, 미집행 예산이 누적되며 정부 재정 운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25 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고서를 통해 우주청의 R&D 예산 집행률 저조와 과업 추진 부진을 지적했다.

대표 사례로 전남 고흥군과 경남 진주·사천시, 대전 유성구를 각각 발사체, 위성, 연구특구로 육성하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삼각체제 구축' 사업을 꼽았다. 예산 당국은 2024년과 2025년에 클러스터 사업 예산 총 315억9600만원을 교부했지만, 우주청의 실집행 예산은 6.1%인 19억3500만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대부분 인건비에 쓰였고, 위성개발혁신센터 내역 사업의 연구시설·장비비는 집행률 0.5%에 불과했다.
우주청은 예산 집행 부진 이유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지연을 들었다. 2024년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클러스터 사업 추진 방식이 사업단 위탁 관리에서 우주청 직접 관리로 변경됐고, 이 절차가 길어지며 장비 발주를 위한 사전 작업 역시 늦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예정처는 “미집행 예산 잔액을 다른 재정사업에 투입했을 때 창출할 효과를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사업 진척이 미흡한 상태에서도 예산이 계획대로 편성·교부됨에 따라 정부 재정 운용 관점에서 예산 배분 우선순위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위성 개발 사업 일정 지연 역시 도마에 올랐다. 한반도 상공에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을 배치해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다부처 사업은 1호기 발사 시점이 내년 12월에서 2029년 9월로 1년 9개월 미뤄졌고, 예산 실집행률도 4년 연속 60~70%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우주청은 8호기 발사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국회예정처는 우주청에 후속 위성의 발사 일정 단축 실현 가능성과 연구활동비·연구 장비 집행 방식의 구조적 원인을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초소형위성군집시스템 개발 사업은 해외 발사체에서 한국형 발사체 탑재로 계획이 변경되며 예산이 줄었지만, 국고 반납이 지연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신규로 추진한 R&D 사업에서도 예산 중복, 사업 이행 지연 문제 등이 발생했다. 드론제조 국산화특화단지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는 본사업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국고 9600만원이 불필요하게 쓰였고, '혁신형 재사용발사체 핵심기술' R&D 사업은 지난해 5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지만 방위사업청과 과제 중복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우주 항공 분야 R&D 수요를 발굴하고 대규모 국가사업 추진 가능성을 검토하는 탐색연구 사업도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과제 계약이 하반기와 연말에 몰리고, 종료 시점이 다음 연도 이후로 설정되며 연구 후속 결과를 예산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예정처는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종료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결과를 신규 R&D 사업 기획과 예산 편성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과제 결과물 제출을 차년도 예산 요구 일정과 연계하도록 사업 기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