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을 놓고 정면충돌했던 미래창조과학부와 휴대폰 제조사 수장이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13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개막식에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신 사장은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전파진흥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개막식에 앞서 신 사장이 도착했고, 곧바로 최 장관이 도착했다. 로비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기실로 가며 대화를 나눴다.
단통법에 대한 질문에 최 장관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돼야 안 되겠습니까”라며 “개선법이 다른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특별한 언급 없이 “잘 되겠지요”라고 짧게 답했다.
두 사람은 행사장에서도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다.
최 장관은 행사 중간에 먼저 자리를 떴다. 이후 윤종록 미래부 제2 차관이 신 사장과 나란히 앉아 점심식사를 하며 많은 대화를 했다.
미래부와 휴대폰 제조사는 최근 단통법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단통법 내용 중 제조사 장려금 조사와 규제 내용 때문이다. 제조사를 대변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제조사를 규제 대상에서 빼야 한다는 건의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미래부가 방통위와 합동 간담회를 열고 단통법 취지를 설명하고, 제조사에 여론몰이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 장관이 제조사 대표들에게 `제조사가 의견을 내는 것은 좋지만 언론을 통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행동은 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윤 차관도 최근 단통법을 추가로 설명하는 자리에 직접 나서 법안의 필요성과 함께 제조사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