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개편되는 지식재산(IP) 법률·제도 때문에 기업이 보유한 특허 품질을 높이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품질 특허를 보호하는 IP 펀드 구축에 민간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프 와일드 IP미디어그룹 수석편집위원은 지난 주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3 글로벌 IP 비즈니스포럼`에서 “미국과 유럽 시장의 변화가 한국기업에 도전 과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고품질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위험(리스크)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와일드 위원이 속한 IP미디어그룹은 `IAM매거진` `세계상표리뷰` 등을 발간하고 `IP비즈니스회의` 등을 개최하는 IP 전문 매체 그룹이다. IP 재산 활용 사업화와 수익화 관련 글로벌 동향에 정통한 와일드 위원은 `글로벌 IP 비즈니스 트렌드와 전망` 주제 강연에서 “유럽에서는 하나의 특허와 소송이 5억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럽통합특허제도를 추진 중”이라며 “유럽 진출 기업은 특허 포트폴리오 품질을 향상시켜 시장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 가치가 높아지는 곳은 유럽뿐만이 아니다. 미국 의회에서도 특허 침해 소송 시 원고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와일드 위원의 의견이다. 그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를 규제하려는 법안이지만 특허 관계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소송 비용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특허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허울뿐인 특허를 가지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면 기업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고품질 특허를 획득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IP 펀드가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와일드 위원은 정부 지원 IP 펀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와 국영은행(CDC)이 공동으로 지난 2011년 설립한 IP 펀드 `프랑스 브레베(France Brevets)`를 사례로 든 그는 “국가가 운용하는 IP 펀드는 역동적이지 못하고 IP 전문가가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이뤄지는 펀드가 이상적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주관해 개최한 포럼은 해외 전문가 강연과 함께 국내 기업이 해외 IP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 상담회도 진행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