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동해안 R&D특구 지정]<상> 왜 필요한가

탄탄한 연구개발 인프라에 강소기업 육성 생태계 갖춰

#. 포스텍과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 방사광가속기 등 우수한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보유한 포항.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 성공모델에 가장 근접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포항을 중심으로 동해권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텍, 경북도, 포항시 등 포항 관련 기관단체들은 지난 6일 국회에서 포항 강소기업 육성 생태계 조성 협약식을 열었다. 포항을 넘어 국가 미래를 이끌 세계적 강소기업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 9월엔 경북도와 강원도, 울산시 등 동해안권 광역지자체가 신동해안 발전에 협력하기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창조경제 지역선도모델을 포항에서 만들어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신(新)동해안 시대를 여는 불씨가 바로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한 R&D특구 지정으로 보고 있다.

[주목받는 동해안 R&D특구 지정]<상> 왜 필요한가
Photo Image
거대 R&D 인프라를 지닌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이 지역선도모델 창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위성으로 본 포항.

동해안 R&D특구의 필요성은 다양한 국내외 연구소와 대학 인프라, 저비용 고효율 R&D 성과, 성공적 기술사업화 모델에서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

우선 동해안 중심인 포항에는 기초에서 응용까지 연구기반이 탄탄하다. 포스텍은 이미 세계 대학 중 설립 50년 이내 대학평가 1위 대학으로 2년 연속 선정돼 R&D와 인력양성의 중심이다. 물리와 화학, 생명과학, 수학 등 4개 분야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단이 설립돼 연구활동도 한창이다. 그 외 한동대와 동국대, 위덕대 등이 포스텍과 함께 인재 양성을 책임지고 있다.

포스텍과 함께 주요 연구기관으로는 포항가속기연구소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나노융합기술원,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포항생명공학연구센터, 경주양성자가속기센터 등이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아시아연구거점인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는 현재 아토초과학과 복합물질 연구가 한창이다. 2001년 포항에 둥지를 튼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는 14개국이 참여해 이론물리학분야의 요람으로 불리고 있다.

R&D 현황으로 볼 때 경북은 투자와 인력집중도가 높은 서울, 경기, 대전을 제외한 지역으로서는 최대 지역이다. 투자 대비 성과측면에서는 전국에서 3위다. 지난 8월 발표된 지역과학기술혁신역량평가에서도 경북이 서울과 경기, 대전에 이어 전국 4위를 기록했다.

전국 R&D 투자비의 69%가 대전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경북이 타 시도에 비해 가장 우수하다는 결론이다. 포항의 R&D 경제효과를 분석한 지역 R&D 외부확산효과도 2위(한국은행 2013년 2월 자료)를 기록했다.

이처럼 동해안은 기초에서 응용연구까지 고르게 갖춰져 있지만 R&D특구가 없어 현정부의 국정과제인 과학벨트와 연구개발특구 연계로 전주기 R&D지원체계 구축 달성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최근 대경CEO브리핑에서 `동해안 연구개발특구 지정 필요-경북형 창조산업 생태계 조성의 조건`이란 연구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경북은 우수한 R&D 역량에도 이를 사업화로 연계할 중개기관이 없어 안타깝다”며 “경북형 창조산업 생태계 구축방안으로 산업맞춤형 융합연구개발특구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동해안 R&D특구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거대 R&D 인프라의 산업적 연계효과 때문이다. 과학벨트연구단을 비롯해 방사광 및 양성자가속기 등이 R&D 특구와 연계되어야만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해안 R&D특구가 갖는 강점이라면 기초과학 성과를 응용연구와 사업화까지 일괄 지원하는 자립형 창조생태계 성공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포스코 등 민간투자를 통해 성공한 사례가 있는 만큼 R&D특구를 통한 성공 가능성도 가장 높다는 점이다.

동해안 R&D특구는 현재 포항과 경주시 일원이지만 울산 UNIST, IBS연구단과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구상이다. 대상지역은 포스텍과 한동대, 동국대, 위덕대 등 4개 대학과 3, 4세대 가속기, 경주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등이다. 여기에 영일만항 배후단지와 포항테크노파크, 경주강동산업단지 등이 포함된다.

특화산업분야는 첨단소재(나노전자소재, 바이오 신약소재, 에너지소재)와 가속기 기반 융·복합(의료생명, 부품소재, 에너지, 환경), 실용화 연구개발(양성자 암치료, 로봇금속소재, 레이저) 등이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