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KT CEO 리스크가 새 국면을 맞았다. 당장 경영 공백과 조직 동요가 시작됐다. 검찰의 임직원 소환 조사까지 겹쳐 온통 뒤숭숭하다. CEO 둘이 연달아 불명예 퇴진하는 사태를 맞은 KT로선 큰 태풍에 휩싸였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이 회장의 사의 표명은 그나마 다행이다. 현직 CEO로 기소되는 일이 생기면 KT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악영향을 고려해 사의를 밝힌 이 회장이 어려운 결단을 내린 셈이다.
KT가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면 새 CEO를 빨리 선임해야 한다. 경영 공백은 물론이고 동요하는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이전의 오류를 되풀이해선 곤란하다. 4년 뒤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낙마할 인사를 선임하는 그런 잘못 말이다.
후임자 하마평이 쏟아져 나온다. 자천타천으로 수십 명이 오르내린다. 함량 미달 후보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 정권과 얽힌 이들이 꽤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실제 연줄이 있는지와 상관없이 이른바 `낙하산`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만 해도 `MB 사람`이라는 이유로 그의 경영능력이 실제보다 평가절하됐다. 재임 내내 그 멍에를 벗지 못한 채 결국 사임한다. 그 후임자로 또다시 낙하산 인물이 선임된다면 KT엔 더 큰 불행이 닥친다. 이럴 바엔 CEO를 바꾸지 않는 게 더 낫다.
KT는 매출 23조원에 55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순위 11위 대기업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정점에 선 기업이다. 이러한 기업의 CEO라면 경영능력과 전문성, 비전과 도덕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산업 생태계까지 아울러 볼 인물이어야 한다. 정말 까다로운 선임이다.
어느 순간 KT는 정부 지분 하나 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CEO가 정권의 전리품인 양 취급됐다. 이렇게 한 정권도 잘못했지만 어쨌든 이를 수용한 KT 이사회 역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릇된 인식을 또다시 이어지게 만들 인사라면 추천 후보에도 올리지 말아야 한다. KT 이사회와 앞으로 구성할 `CEO추천위원회`가 가장 우선할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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