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 열전! 멘토링 레터]연구자는 윤리를 우선시 해야

To. 생명과학 전공 대학원생

여러분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했습니까. 아니면 막연히 취업에 도움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나요. 대학원에서 꼭 배워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공부는 꽤 다릅니다. 대학 때 학점이 좋던 학생이 대학원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반면 대학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대학원에서는 좋은 연구결과를 내는 경우도 흔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대학시절에 대해 “더 열심히 잘 해 볼 걸”하는 아쉬움이 있다면 대학원은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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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은 모두 좋은 논문에 목숨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대학원은 연구자로서 `홀로서기`를 배우는 기간입니다. 대학원 때 홀로서기를 배우지 못하면 두고두고 고생을 합니다. 석사학위, 심지어 박사학위를 받고도 연구자로 홀로서지 못해 쩔쩔매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일 대학원 때 다음 몇 가지 사항을 배우고 익힌다면 나중에 어떤 직장을 갖던지 평생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 윤리적인 사람이 되십시오. 연구자로 지켜야 하는 연구윤리를 익히고 실천 하세요. 윤리란 사회공동체 지속가능성에 위해를 끼치지 않는 것, 나아가서는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켜야하는 규범과 도리입니다. 연구윤리를 간략히 말하면 △과학적 진실성을 목숨 걸고 지키는 것 △연구과정과 결과를 정직하고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 △실험노트를 영구 보관하는 것 △`실험동물사용 윤리`를 철저히 지키는 것 △연구비 집행을 투명하게 하는 것 △공동연구자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손해를 경감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좋은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열과 성을 다 하십시오. 좋은 프로젝트는 과학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묻는 주제를 말합니다. 좋은 프로젝트를 찾으려면 많이 읽고 끝없이 질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대학원생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많은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도교수가 정해주는 주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실험을 할 뿐이죠. 노벨상 수상자인 시드니 브레너는 “좋은 프로젝트를 선정한 것이 노벨상 수상에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사람은 훌륭한 연구자가 되지 못합니다.

실험의 성공은 `디테일`을 끝까지 챙기는 데 있습니다. 실험 데이터는 연구자의 손끝에서 나옵니다. 아무리 고매한 가설을 세웠더라도 실험으로 증명해 내지 못하면 다 소용이 없습니다. 어떤 실험이든 자다가 일어나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숙달하십시오. 실험의 디테일, 즉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집중하는 학생은 큰 경쟁력을 가지게 됩니다. 제가 과학자로서 성공한 데는 실험의 디테일을 끝까지 챙겼던 것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결과가 잘 나온 실험만 기록하고, 잘 안 나온 것은 기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패한 실험도 세세히 기록한다면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도 필요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경구가 있습니다. 이는 연구자에게도 잘 적용되는 말입니다. 연구현장에는 혼자 해결이 어렵지만 도움을 받으면 쉽게 해결되는 일이 많습니다. 아쉬울 때 도움을 받으려면 평소에 동료를 많이 도우십시오. 제 연구 인생에서 일어난 좋은 일 대부분은 동료와 협업에서 일어났습니다. 동료를 돕는 데 기쁨을 찾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연구가 술술 잘 풀린다면 참 행복하겠죠. 하지만 숱한 난관을 만나게 됩니다. 저도 사방이 꽉 막혀 울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순간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고, 디테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동료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난관을 하나하나 극복할 때마다 내공이 쌓이고 자신감이 커졌습니다. 대학원은 연구의 내공을 키우는 기간입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빌며 글을 마칩니다.

From. 나도선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제공: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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