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국정운영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는 창조적인 노력이 혁신적 생산 활동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성장이 가능한 경제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한다. 창조경제의 선순환적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순환의 출발점이 연구개발(R&D)이다.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제 기능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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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연구기관의 역할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변화한다. 각 연구기관이 주변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각 기관의 맡은 바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각 연구기관이 어느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 방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필요한 장치가 기관평가 제도다.

바람직한 기관 평가는 모든 관계자가 수긍할 수 있는 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실시하는 평가이어야 하나 참으로 만만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현재의 연구기관 평가제도는 단순히 연구기관 성과를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창조경제 실현과 연구기관 육성과 같이 함께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 많다.

필자는 지난 달, 미래창조과학부 요청으로 연구기관 평가제도 개선 공청회에 토론 사회를 맡아 참여했다. 공청회 장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지만, 공통적인 요청은 연구기관별로 고유임무를 고려해 그 특성에 맞는 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 역시 연구현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기관 평가제도 개선의 큰 방향에 대해 공감한다. 다만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먼저 개별 연구기관의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기본은 기관 설립 목적에 맞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구기관의 목적이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 진흥인지, 10년 이후의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도적 연구를 하는 것인지, 현업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관인지에 명확하게 해야 한다.

둘째 철저히 사전에 계획된 성과 지표 달성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였는지 성과와 임무 달성도 중심의 평가가 필요하다. 성과 지표의 달성 목표는 질적 가치를 고려하여 정하되, 너무 달성하기 쉽거나, 반대로 너무 달성하기 어렵지 않도록 전문가의 의견과 객관적 분석 데이터에 근거하여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평가 결과에 보상 문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주제이다. 현재까지 기관평가는 기관장과 기관 내 평가 담당 부서의 일로만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구성원의 인식에 변화를 가져올 제도의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기관 평가 역할을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가능한 평가 결과를 부정적 측면에서 활용하기 보다는 포상, 예산확대와 같은 긍정적 측면에서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평가는 누구에게나 부담스럽고 거북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충실히 준비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발전의 기회도 된다는 사실을 기관 구성원 모두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관평가 제도개선이 잘 이루어져, 앞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기술개발과 산업체 지원에 힘을 쏟은 연구기관이 우대받는 풍토가 확실히 정착될 뿐만 아니라 그 결과 우리나라에 창조경제의 꽃이 만발하기를 기대한다.

홍성표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sphong@c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