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때문인지, 한국산 셋톱박스와 미들웨어에 친밀한 관심이 쏟아졌어요.”
KOTRA가 올해 처음 마련한 `베트남 디지털방송장비 로드쇼 2013`에 참여했던 국산 방송장비 업체 임원들은 한껏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남아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는 베트남에서 방송장비의 한류 가능성도 실감했기 때문이다.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 배우 광고며, 삼성전자 휴대폰 광고는 베트남인의 한국 선호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비아나 젤라이저 프린스턴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저서 `친밀성의 거래`에서 친밀감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며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제품에 호의적이다. 젤라이저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베트남은 방송장비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2020년까지 디지털 방송 전환을 목표로 188억달러 상당을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다낭부터 디지털 방송 전환을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에 맞춰 `셋톱박스` `미들웨어` `모니터` 등의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이번 로드쇼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는 베트남 국영방송사와 공장을 세우는 것을 협의했다. 베트남 내에서 고용창출을 하면 국영방송사가 독점으로 그 업체의 셋톱박스를 산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베트남 시장을 뚫으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일본 NHK는 기술연구소에서 베트남 등 각 나라 방송사 직원들을 초청해 연수까지 시킨다. 자연스럽게 사용경험을 가지면서 각국 전문가들은 손에 익은 일본산 방송 장비를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하는 전략이다.
우리나라도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로드쇼와 같은 단발적인 이벤트로는 끈끈한 친밀도를 쌓는 데 한계가 많다. 일본처럼 현지 방송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국산 장비 교육시키는 등 장기적인 스킨십이 필요하다. 한때 일본 만화에 심취했던 동남아 각국이 이젠 한국 드라마에 열광한다. 한류 프리미엄을 방송장비로 이어갈 업계와 정부의 지혜가 절실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