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통신 인프라 장악 발판으로 중국 단말기 대공습도 우려

외산 일색 통신장비, ICT 성장 적신호

화웨이의 국내 무선 통신시장 진입은 저가 중국 스마트폰 등 단말기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협적이다.

화웨이는 기지국 장비부터 단말기까지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 집중도가 워낙 높아 중국 제조사가 쉽게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가 LG유플러스에 무선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게 되면서 단말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 전용 단말기를 화웨이가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는 ZTE가 자급제용으로 공급한 `Z폰`만 들어왔다. 다른 중국 제조사도 국내 진출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중국 단말기가 들어오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품질`과 `이미지`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제조사와 품질 비교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부품이 표준화되고, 중국 제조사 역시 제조 경험을 쌓으면서 이제는 기술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한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LTE 등 최신 기술에서는 격차가 있긴 하지만 국산 단말기와 중국 단말기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제품은 `짝퉁`이라는 이미지도 중국 제조사 단말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했지만, 이것도 이젠 옛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이 잇달아 진출하고, 해외 전시회에서도 호평 받으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를 뒤이어 4위부터 7위까지 모두 중국 제조사가 차지했다. ZTE와 화웨이는 점유율 각각 4.9%와 4.8%로 LG전자의 뒤를 바짝 쫓았다. 레노버와 쿨패드 역시 점유율이 각각 4.6%, 4.4%를 기록했다. 여기에 샤오미 등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훌쩍 넘는다.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소비되는 스마트폰이 많다는 한계는 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품질과 이미지가 약점이라면 강력한 가격 경쟁력이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른다. 애플을 제외하면 외산 업체가 거의 없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도 외산 업체 진출에 걸림돌이다.

한편, 화웨이가 국내 무선 통신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유지보수 등 주요 업무에서 국내 중소·전문 업체와 협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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