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탭(HealthTap)`은 일반인이 올리는 의료관련 질문에 의사가 직접 답하는 플랫폼이다. 웹이 아닌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로 의사가 질문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답변한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월 평균 75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구글 창업자 에릭 슈미츠가 초기 투자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현재까지 총 3900만달러(약 41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정진욱(글로벌뉴스부 기자)=서비스를 자세히 설명해 달라.
▲임정욱(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부문장)=모바일에 최적화된 의료전문 질의응답(Q&A)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일반인이 질문을 올리면 등록된 전문의에게 푸시로 알린다. 의사는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답변한다. 그동안 올라온 질문을 답변과 함께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했다. DB 검색으로도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질문은 트위터처럼 150자로 제한을 둬 핵심만 올리게 했다. 질문은 무료지만 좀 더 빠른 답변을 원하거나 개인적인 질문을 하고 싶을 때는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 의사는 헬스탭으로 환자와 소통한다. 약 5만명 의사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정진욱=모바일로 의사와 상담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오프라인 진료가 낫지 않나.
▲임정욱=한국에서는 그렇지만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에선 의사 만나기가 쉽지 않다. 거주지가 병원과 멀고 비용도 비싸다.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대게 구글 검색으로 정보를 찾고 알아서 간단히 조치한다. 이들에게 모바일 질문과 검색으로 적절한 정보를 얻는 서비스는 가치 있다. 서비스 3년 동안 5억8000만개에 이르는 질문이 쌓였다는 사실이 필요성을 증명한다.
-정진욱=의사의 적극적 참여가 서비스 성공의 핵심이다. 바쁜 의사가 헬스탭을 사용하는 이유는 뭔가.
▲임정욱=자신을 홍보하는 유용한 채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의사도 각자 홈페이지를 꾸리고 홍보에 열심이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 헬스탭에 등록된 의사에게는 `닥스코어(DocScore)`라는 점수가 부여된다. 100점 만점으로 집계되고 랭킹이 매겨진다. 랭킹이 높은 의사는 검색 상위에 노출된다. SNS처럼 자신을 팔로우한 환자에게는 지속적으로 개인 동향과 정보를 노출할 수 있다. 의사 편의성도 높였다. 질문 길이를 150자로 제한해 의사가 보고 바로 핵심을 파악한다. 모바일로 시간 날 때 확인하고 바로 답변한다. 마치 SNS를 하듯이 언제든 편한 시간에 접근할 수 있어 쉬운 참여가 가능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의사들이 활동할 맛이 나게 하는 시스템이다. 블로거나 SNS 사용자는 올린 글에 좋은 반응이 달릴 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 헬스탭은 질문자가 감사 메시지를 쉽게 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감사(Thanks)` 버튼을 누르고 쉽게 추가 메시지를 남긴다. `당신이 나를 살렸어요` 등 다양한 문구를 클릭 한 번에 보낸다. 이 메시지를 남긴 사람이 1만명이 넘는다. 이런 글이 의사의 참여를 북돋는다.
-정진욱=환자 입장에선 실력 있는 의사와 상담하고 싶다. 어떻게 알 수 있나.
▲임정욱=개별 의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기본이다. 출신 학교, 경력, 병원 소재지, 취급하는 보험 등이다. 닥스코어에 기반한 랭킹이 중요한 정보다. 사용자와 동료 의사 평가, 자체 DB 평가로 랭킹을 산정해 진료과목·지역별 순위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여드름 치료`를 검색하면 가장 랭킹이 높은 의사가 정렬돼 나타난다. 의사 개인 페이지에 들어가면 주진료 분야와 랭킹 정보가 나온다. `여드름 치료 평판 샌프란시스코 2위, 전국 7위` 식이다.
-정진욱=사실 헬스탭과 비슷한 서비스가 국내에도 있지만 성공사례는 없다. 이유는.
▲임정욱=의료상담 플랫폼이란 분야는 미국에서도 성공사례가 드물다. 현지 외신의 표현을 빌리면 헬스텝이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국내 서비스들이 실패한 건 의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다. 헬스탭처럼 의사와 환자 모두가 쉽게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지 못했다. 카카오톡으로 의사와 상담하는 서비스들이 있는데 사실 메신저는 대안이 아니다.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나눈 대화를 DB로 만들기도 힘들다. 의사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붙들고 같은 질문에 반복해서 답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전문 상담원이 환자를 상대한다. 결론은 `병원에 한번 오시죠`다. 이래선 사용자 확보가 어렵다.
-정진욱=의료상담 플랫폼이 한국에서 시장성이 있을까. 서비스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임정욱=한국도 의사와 병원 간 경쟁이 심하다. 카카오톡으로 홍보하는 의사도 많다. 수요는 분명히 있다. 헬스탭처럼 의사가 쓰기 편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서비스 이용으로 평판을 관리하고 긍정적 피드백 유도로 끊임없이 동기를 줘야 한다. 보편적인 질문들은 DB로 만들어야 한다. 핵심은 인적구성이다. 헬스탭은 팀원 모두 헬스케어 분야 경험이 있다. 의사 출신도 있다. 좋은 엔지니어도 필수지만 전문지식을 가지고 의사와 환자의 정서를 이해하고 서비스에 반영할 인력이 필요하다.
-정진욱=헬스탭의 성장 가능성은.
▲임정욱=헬스탭과 같은 서비스를 웹에서 제공하는 `웹MD`는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시가총액이 2조원, 연매출이 5000억원 이상이다. 모바일 이점을 잘 살리면 웹MD 이상도 가능하다. 현재는 별다른 비즈니스모델이 없지만 강력한 의료광고 플랫폼으로 발전한다. 헬스탭은 환자의 거주지역과 현재 관심 정보, 병력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어 정밀한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다양한 정보가 모이는 만큼 보험회사와 제약회사, 헬스케어 업체 등의 광고가 몰려든다. 의미 있는 데이터 인수를 노리는 기업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정진욱=헬스탭 같은 국낸 스타트업이 나오면 투자할 의사는.
▲임정욱=좋은 인적구성을 갖추고 의사와 환자가 쓰기 편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85% 정도다.
-정진욱=헬스탭 성공이 시사 하는 것은.
▲임정욱=환자들이 의사에게 쉽게 감사 표시를 하게 도운 게 포인트다. 감성을 자극하는 기능적 보조로 서비스 성공을 이끌었다. 때론 이런 말랑한 접근이 중요하다.
임정욱 부분장이 평가한 헬스탭
헬스탭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