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 인력의 제조업 근무 기피로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 폭스콘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아시아 기업인과 정치인 만남을 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테리 고 폭스콘 회장은 “중국 청년들이 더 이상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꺼린다”며 “인터넷 기업처럼 보다 쉽고 편한 곳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인력 수요를 중국 안에서 해결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주력 생산기지인 폭스콘은 100만이 넘는 중국 노동자가 근무한다. 지난 2010년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급여로 인한 근로자들의 잇단 자살이 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급여 수준을 크게 높였지만 인력 수급은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 지난 3년간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 중국 내에서 꾸준히 공장을 옮겼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고 회장은 “중국 젊은이들은 공장 근무를 단조롭고 돈 안 되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자동화시스템 도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수급 부진은 폭스콘의 기업 체질도 바꾸고 있다.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마진이 낮은 OEM에 주력하는 대신 자체 브랜드 개발을 시작했다. 가전유통점도 직접 운영하는 등 신 시장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
폭스콘은 노동력이 더 싸고 풍부한 곳으로 눈길을 돌린다. 고 회장은 “앞으로 5년 동안 인도네시아에 10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스마트 기기 생산 시설을 세울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