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기존 유무선 통신회사에서 헬스케어·미디어·교육·에너지 등 I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종합기술원 미래기술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컴퓨터과학 부문 리서치 전문가로 활동하다 최근 미래기술연구소장을 맡은 김지희 상무를 만났다.

“미래기술연구소에서 고민한 결과들은 향후 KT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발판이 될 것입니다. 현재 데이터 분석과 사용자환경(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KT 미래기술연구소 역할에 대한 김지희 소장의 말이다.
KT 미래기술연구소는 당장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모델을 만들기 보다는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고민한다. KT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소장은 “이런 면에서 미래기술연구소는 다른 연구소에 비해 유니크하다”며 “사업부서와 향후 사업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논의를 하지만, 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최근 데이터 분석과 유저 인터페이스 부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 소장이 KT에 오기 직전까지 미국 USC에서 많은 연구를 해왔던 영역이다. 김 소장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보다 고객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며 “다양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데이터는 소셜네트워크나 웹에 있는 데이터들이다. 사람들 간의 이야기 등을 분석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요구를 분석해, 이들 입장에서 교육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는 기업 내 비즈니스 협업에도 적용 가능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웹에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방안도 필요하다. 김 소장은 “사람들이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은 물론이고 이 사람의 주변까지 함께 고려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려면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가 구체적으로 KT의 어떠한 비즈니스에 활용된다는 방안은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 김 소장은 “향후 데이터 분석으로 KT가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적인 서비스 개선방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저 인터페이스 부문도 마찬가지다. 김 소장은 “KT가 통신이 아닌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 고객들의 환경과 경험을 분석해야 한다”며 “특히 사용자경험(UX)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며 “그러기 위해 UX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향후 미래기술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을 사업부서와 협의해 상용화 할 방침이다. 김 소장은 “KT의 미래기술연구소는 기업 내 연구조직이기 때문에, 학교와 같이 재미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며 “중장기 비즈니스를 위해 꼭 필요한 핵심이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USC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IBM에 잠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재미 한인정보과학자협회 회장도 역임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는 매우 역동적으로 급변하는 곳”이라며 “이 곳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돼 흥분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