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했던 인텔이 저전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쏟아 내면서 모바일 AP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ARM의 코어프로세서 기술에 밀려 고전하던 인텔이 반도체 제조공정 미세화로 단기간에 저전력·모바일 칩을 내놓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기존 퀄컴·삼성전자와 함께 새롭게 부상한 중화권 업체, 인텔이 AP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 2013`에서 인텔은 22나노미터(㎚) 트라이게이트(3차원 구조) 공정을 이용한 쿼드코어 시스템온칩(SoC)을 발표했다. `아톰Z3000(코드명 베이트레일-T)`은 22㎚ 공정 아키텍처 `실버몬트` 첫 작품이다. 전날 아톰 프로세서에 비해 소비전력을 10분의 1로 줄인 웨어러블 컴퓨터용 AP `쿼크`를 포함하면 스마트폰·스마트패드·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저전력 프로세서 시장을 총망라한다.
퀄컴은 LTE-A 지원 모뎀(베이스밴드) 통합칩과 저전력 기술, 최고 클록 속도 2.3㎓ 등을 구현하는 스냅드래곤800을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G2`에 장착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중국을 겨냥한 보급형 통합 AP도 출시해 프리미엄·보급형 양공 전략도 펼치게 됐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자체 아키텍처를 적용한 옥타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5 옥타`를 공개했다. 8개 코어를 개별적으로 구동해 전력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구조다.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의 저전력 기술을 활용해 미디어텍, 스프레드트럼, 락칩, 올위너 등 중화권 업체들의 기술 추격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레노버 자회사 TLC 등도 자체 칩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2㎚ 이하 공정에서는 ARM 저전력 코어 프로세서와 인텔 공정 아키텍처 기반 전력소모량 차이가 미미해진다”며 “저전력(LP) 파운드리 공정에서 성능을 얼마나 끌어 올린 AP 설계·공정 기술을 확보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