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는 발명에 잘했다고 주는 칭찬이 아닙니다. 공개의 대가죠. 새로운 것은 신규성으로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허를 잘 만드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것만 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에 나왔던 기술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어찌 보면 창조경제와 흡사하지 않습니까.”
특허 창출을 창조경제에 빗대어 말할 때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 표정은 훨씬 활기를 띠었다. 논리는 이렇다. 창조경제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쉽게 인식되고 있다. `새로운 산업`에 더해 `기존 산업`과 잘 융합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 본 취지다. 원천 특허 등 지금까지 없었던 기술이 권리화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에서 유`를 창출하기에는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 특허는 산업 관점에서 돈을 버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강 대표 변리사는 “특허 창출은 거인의 어깨에서 있는 난장이와 같다”며 “기존 기술이란 거대한 정보(거인)를 토대로 멀리 내다보는 새로운 아이디어(난장이)가 융합돼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1994년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특허를 알기 힘든 시대였습니다. 책으로 발간된 특허 정보인데 분류 코드가 붙어 있는 방식이죠. 일본 기린 맥주 발효기술 부분을 보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등록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걸 우리나라 맥주회사가 우리 특허청에 등록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허법에 저촉되지 않는 기술이전이죠.”
강 대표변리사의 `애국` 정신은 독특했다. 우리나라 특허청에 등록되지 않은 수많은 해외 기술을 이전 시켜 국내 산업 기술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다는 황당한 아이디어를 냈다. 지금처럼 시장이 세계로 확대된 후에야 쉽지 않지만 특허는 분명 `국지주의`를 택하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이었다. 맥주 발효 기술로 시작된 아이디어는 강 대표변리사가 특허 정보 시스템 기업인 `광개토연구소`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선진 국가의 기술 정보를 우리 산업에 적용 시킬 수 있는 가교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강 대표변리사는 변리업계에서 조금 특이한 이력을 자랑한다. 바로 `개발하는 변리사`다. 특허 출원 업무와 소송 대리, 컨설팅 등 역할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특허 랭크, 특허 리스크 프레임워크, 최근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에서 골드클래스 인증을 받은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정보 DB까지 광개토연구소에서 구축한 모든 DB 솔루션이 강 대표변리사의 손을 거쳤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만든 기술을 자기가 직접 출원하기도 했다. 광개토연구소 시스템에 녹아있는 특허만 30여개가 넘는다. 일부 특허는 유명 포털사이트에 판매한 경험도 있는 `기술거래`의 경험자다. 강 대표변리사는 “특허 정보가 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정보는 쏟아져 나오지만 이 가운데 가치를 뽑아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