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환경이 기회다

환경이 새로운 기회가 되는 시대다. 세계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물 수요가 증가하고 화석연료 사용으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생물다양성 손실, 대기오염 등 환경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기술과 산업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문제 심화와 개도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세계 환경시장은 오는 2017년 약 1조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환경시장 성장률은 향후 10년간 연간 8%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에 신흥 개도국들의 환경협력 요청 증가로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각종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환경기술과 경험에 신흥 개도국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포화된 국내를 벗어나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시장의 기회를 잡을 타이밍이다.

[창간 31주년 특집2-창조, 현장에서 찾다]환경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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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시장 규모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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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환경규제

환경규제가 늘어나고 있다. 각 국가는 생태계와 국민 건강보호 목적에서 산업 보호수단으로 개별 국가단위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환경 관련 법률 제·개정 건수는 매년 10~15% 증가하고 있으며, 확산 속도와 내용 면에서 EU를 시작으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적 동조화 추세다. EU의 폐전기전자제품처리지침(WEEE),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 폐차처리지침(ELV) 등 제품 환경성 관련 규제가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확산돼 유사 법규가 신설되고 있다.

또 개별국가 간 쌍무협약과 환경기술검증(ETV) 상호 인정 등 국가 간, 지역 간 협약 차원으로 변화되고 있어 환경규제가 복잡해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포스트 교토 협약 진전의 어려움 등 국제기구를 통한 환경규제의 추진 동력 약화로 쌍무협약 추진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EU 등에서 ETV 상호 인정을 위한 공동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국제적 기준을 채택해 국제 환경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제품 전과정에서 환경영향을 동시 고려하는 통합위해성 관리, 제품제조·수입 민간기업의 환경오염 책임 강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EU의 통합제품정책(IPP), 일본의 순환형 사회형성 추진기본법, 미국의 화학물질 전주기 관리(CLM) 등 주요 국은 제품 전과정 환경영향 저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자 책임법(PL)과 오염자 책임원칙(PPP)을 강화해 제품으로 인한 환경영향 책임을 제조자와 수입자에게 부과하는 추세다.

◇환경시장, 2017년 1조달러 성장

환경규제가 늘어남에 따라 환경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환경컨설팅 연구기관 EBI에 따르면 세계 환경시장 규모는 지난해 8986억달러에서 오는 2017년 9922억달러로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 2008~2012년 연평균 2.5% 성장했지만, 2009년 세계적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를 고려해 향후 연평균 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환경시장은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캐나다 등 상위 5개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선진국 시장 성장률은 3%대 이하의 정체 상태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미국(3262억달러, 36.0%), 서유럽(2582억달러, 28.3%), 일본(1069억달러, 11.8%), 동아시아(841억달러, 9.8%) 순이다.

이에 비해 아시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동유럽 등 신흥국가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세계시장 점유율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10%대인 점유율이 2017년까지 20%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신흥국가는 유사한 환경문제를 극복한 우리의 선행 경험과 기술전수를 요청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환경 산업 수출 규모가 최근 5년간 30%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다. 우리나라 환경산업 수출 규모는 약 5조원(2011년 기준) 수준이다. 세계 환경시장이 1조달러(11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므로 우리 기업들에 아직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

◇개척정신, 초기시장 창출 필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환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주요 환경 산업 분야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과 성장초기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승준 환경산업기술원장은 “물 분야와 같은 내수 기반 한계로 성장정체 단계인 환경산업 분야는 개도국 진출을 통한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 또 친환경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친환경 공공시장 활성화를 통해 발전 초기 환경산업의 수요와 실적 확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환경기업의 영세성 극복, 전문성 제고, 성장기반 구축도 시급한 상황이다. 환경기업 전문화, 대형화 유도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혁신과 기술사업화 역량, 전주기 서비스 제공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환경산업계는 무엇보다 환경산업 육성에 특화된 금융(투·융자) 지원 확대, 환경기업 활동 제약 법·제도 정비 등 환경기업 친화적 생태계 조성을 요청하고 있다. 국내 환경컨설팅 시장과 기후변화 대응 분야, 국제 환경무역규제와 관련한 시장 확보 방안도 시급하다.

환경부는 분야별로 차별화된 환경산업육성 방안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3대 강점 환경산업 중심 글로벌 시장 확대, 4대 미래유망 환경산업 성장을 위한 환경전문기업 육성 및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3대 강점 환경산업은 물, 폐기물 자원순환, 대기이며, 4대 미래유망 환경산업은 환경안전 보건, 기후, 환경복원 복구, 환경지식서비스다.

이를 통해 2017년 환경산업 해외 수출액 10조원 달성, 세계 100대 환경전문기업 4개 육성, 환경산업 매출액 100억 이상 기업 10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세계 환경시장 성장과 함께 우리 환경산업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입체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박스/수출 물오른 환경산업체

대기정화, 매연 저감장치 전문기업인 `블루프래닛`은 기업 운영 초기에 환경부의 환경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환경부와 녹색수출 자발협약을 맺고 전략적 지원을 받아 성공적으로 수출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2011년 50억원 수출을 기록한 블루플래닛은 지난해 68억원으로 실적을 늘렸다.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우리나라 내수시장 침체는 물론이고 수출도 1.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루플래닛은 신규 해외시장 개척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올해 수출 목표는 130억원이다.

블루플래닛은 현재 약 2500만달러 규모로 다수의 중국 자동차 관련 기업과 엔진개발,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강소환경기업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계측기, 솔루션 및 시스템, 환경 에너지 등 종합환경기업 `코비`는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코비는 수질모니터링 장비를 국산화해 2000년부터 판매했다. 코비는 또 수질 내 독성물질 센서와 모니터링 장치를 개발했다. 개발된 생물감시장치는 국가수질자동측정망, 상수원 보호구역, 정수장 등에 판매돼 국내 수질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국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코비는 해외시장으로 진출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의 국제공동 현지 사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중국, 태국, 이탈리아 현지에 국내 장비를 적용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 법인을 설립했고 생물감시장치가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베이징, 해녕, 사천, 서주, 임이, 귀주, 광동 등으로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문식 코비 사장은 “계측기, 생물감시장치 등 제품의 수출과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물환경회사에서 나아가 글로벌 환경종합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박스/주요국 환경정책 동향

미국은 `공격적인 녹색투자`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7% 줄인다. 이를 위해 그린 에너지 도입, 에코 주택 확대, 하이브리드 자동차 보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후 및 청정대기 연합`을 설립하고 메탄, 검댕, 수소불화탄소(HFC) 등 배출 감축 위한 국제적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기후 및 청정대기 연합은 스웨덴, 멕시코, 캐나다, 방글라데시가 동참하며, 1500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EU는 2002년~2012년 수행한 제6차 환경실천계획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환경보호, 유럽인 모두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책, 자연과 생물다양성 보전, 환경과 건강보호,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및 폐기물 관리`의 4대 정책 우선 분야를 제시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20% 감축, 전체 에너지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며,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 `폐기물 에너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기반으로 한 녹색경제 개념을 강조하고 있으며, 제품 전 과정에서 환경영향요인 사전예방과 온실가스 배출억제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영국은 공공서비스협약 중 자연환경에 대한 협약에서 “현재와 미래 세대의 건강과 번영의 토대를 제공하고 자연환경을 통해 가치가 결정되는 서비스를 위해 다양하고 건강하며 복원력 있는 자연환경 보장”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영국 환경부(DEFRA)는 이를 위해 `미래 세대 번영을 위한 건강한 환경 보장`을 비전으로 한 지속가능한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은 1980년대 화학물질과 폐기물 관리, 2000년대는 지속가능 발전,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신성장 전략 2011`을 발표하고, `그린 이노베이션`을 성장 원동력으로 환경기술·제품·서비스 보급을 통한 환경·에너지 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의 저탄소화, 에너지 이용의 효율화·스마트화, 사회 인프라의 그린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폐기물의 재이용·재자원화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고 희소금속과 희토류 등 희소자원을 얻기 위한 재활용 기술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 주요 국가의 환경규제 >

[자료:환경산업기술원]

[자료:블루플래닛]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