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기업체 연구소에서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후배에게
대학원을 졸업하고 힘들게 취업해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 여성과학도에게 도움이 되고자 편지를 씁니다. 제 경험을 먼저 말씀드리면 오랫동안 학교라는 큰 울타리에서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연구 경험을 쌓은 후 경력직으로 제약회사 연구소에 취업했습니다. 첫 출근하던 날을 떠올려 보니 걱정 반, 설렘 반이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원생과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배에게 몇 가지 조언을 주고자 합니다.

우선 첫 인상이 아주 중요합니다. 취업 시험과 면접을 보고 들어온 후 입사하게 되면 실력은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인사 잘 하고 밝은 성격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하지만 거만하지 않도록 이미지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둘째는 3개월 안에 무엇인가 자신만의 실력을 당당하게 보여주거나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성실함, 기회가 주어진다면 회의시간에 스마트한 질문을 한다든지 해서 자신을 홍보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각인을 시키면서 다른 부서 팀장이나 연구원까지도 어느 팀에 “누가 신입으로 들어왔는데 그 사람 열심히 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 번째는 6개월이면 조직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해야 합니다. 일 년이 지나면 본인의 전공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서 본인 경력 개발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해야 합니다. 요즘은 일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요구하지만, 학교와 달리 회사에서는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메일 보낼 때 문장 하나하나 말투 하나에도 반응이 달라 질 수 있으니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보고하는 일에 대해서도 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네 번째는 항상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좋겠지만 연구 분야 특성상 안 되거나 벽에 부딪히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에 접하게 될 때에는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주변 친구나 선배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 성장하시길 기대합니다. 리스크 관리하는 것도 그 사람 능력입니다. 잘 기억하시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항상 많이 옆에 두시길 바랍니다.
결국 어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이든,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기초 연구이든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 사람 마음을 움직여야 일이 잘 돌아갑니다. 자연과학이라는 논리적인 학문을 배워온 자연과학도에게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기술까지 갖춘다면 어떤 자리에서 무슨 일이든지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From. 안서현 LG생명과학 차장
제공: 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www.wis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