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대경의료단지)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로 지정 4년째 접어들었지만 유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게 사실이다.
대구시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경의료단지 전체 분양면적 46만8600㎡ 가운데 실제로 분양된 면적은 16만8300㎡로 분양률이 36%에 그쳤다.
대경의료단지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대구연구개발특구 의료R&D지구도 현재 전체 면적 108만㎡ 중 12%만 분양이 됐다.
대경의료단지 내 입주가 확정된 기업 및 기관도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신약생산센터 등 정부기관 4곳을 제외하면 기업을 통틀어 모두 9곳에 불과하다. 유치를 기대했던 삼성바이오시밀러와 SK케미칼, 국립암센터 분원도 물 건너가면서 투자유치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대경의료단지 분양가가 평당 197만원으로 오송에 비해 5배가량 비싼 것도 원인이지만 그동안 해당기관의 안이한 자세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대구시는 급기야 지난 4월부터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함께 대경의료단지 내 기업 유치를 위한 첨단의료기업 투자유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못 봤다.
김원구 대구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대경의료단지 유치 당시 고용창출 38만명, 지역생산액 82조원 등 희망 넘친 슬로건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구만의 특화된 기업유치전략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대구시는 최근 들어 대경의료단지 살리기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단지 조성비 486억원 확보를 통한 단지 활성화를 위해 지난 8월 중순 시장과 주요간부들이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예산반영을 강력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대경의료단지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대구 공약 1순위인 대경의료단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집권여당이 단지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범일 시장은 대경의료단지를 포함한 지역 현안과 중점사업에 대해 브리핑했다.
지역 의료산업분야 업계는 “대구가 기업 유치가 안 되는 이유로 높은 분양가만 핑계대고 있는 것은 안이한 발상”이라며 “현실적이면서 실현가능한 유치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