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과학기술투자 없으면 10년뒤 보장 못해"

“국가 여력이 부족할 때는 응용 기술에 초점을 맞춰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성장 이후에는 기초 과학기술에 투자해야합니다. 지금 당장이 아닌, 10년 뒤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초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은 미래 사회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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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학기술이 있었다.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은 기초 분야보다 응용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기초와 응용 과학기술 투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케이시 올슨 미국과학재단(NSF) 전 부총재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개최한 `364회 과학기술정책 포럼`에서 눈앞에 성장이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기초 투자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질병을 치료한 페니실린이 푸른 곰팡이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페니실린이 항생제로 사용된 것은 과거 10~20년 전 생물분야 기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이론이 쌓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든 것입니다.”

창조경제 시대 기초 R&D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기초 연구의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회의적 시각이 많다는 게 올슨 전 부총재의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기초과학 투자를 줄이면 10년 뒤를 보장할 수 없다”며 “응용과 기초 분야 투자 비율의 황금률은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초가 빈약해지면 앞으로 산업 성장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산업 성장과 고용에 많은 영향을 준 삼성도 10~20년 전 국가 기초과학투자의 이익을 봤다는 것이 올슨 전 부총재의 의견이다. 그는 “한국 정부의 기초 R&D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삼성이 크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오늘날 기초 분야 투자는 미래 사회에 또 다른 삼성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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