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환의 젊은 경제]이젠 스마트 무버다 <12>스마트 무버 생태계 ①출구전략부터 짜라

성공이 보이는 길이 있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 길로 모여든다. 반대로 성공 여부를 알 수 없고 고행이 뻔한 길이라면 아무리 다그쳐도 사람들은 그 길로 가려하지 않는다. 이것은 벤처 활성화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벤처창업을 독려한다.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전혀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그리 독려하는 것은 젊은이들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고행길로 내모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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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활성화에 필요한 것은 벤처창업을 독려하는 입구전략 외에도 그 길로 들어선 사람들이 성공을 거머쥘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출구전략이다. 출구전략이 좋으면 입구전략은 저절로 생긴다. 젊은이들이게 출구전략을 제시하지 않은 채 꾸역꾸역 입구로만 밀어 넣는다면 생태계는 곧 질식하게 된다. 지금 우리 생태계가 그 모양새다. 창업을 독려하고는 있지만 쓸 만한 인재는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떠나버리고 나머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그곳은 제대로 된 출구전략도 없이 질식하기 일보직전이다.

벤처 생태계 안에서 어떤 이는 성공을 거둬 떠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실패한 채 떠날 수도 있다. 그래서 출구전략에는 성공과 실패 출구전략 모두가 필요하다. 성공한 사람은 또 다른 성공을 위해 재투자할 수 있도록, 실패한 이는 그 경험을 재산으로 삼아 재도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성공한 자를 위한 출구전략부터 살펴보자. 벤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을 때는 인수합병(M&A) 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 과실을 얻는다. M&A와 IPO가 활성화되면 더 많은 종사자들이 성공의 과실을 얻게 되고, 따라서 벤처로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게 된다. 예외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IPO는 매출과 이익을 평가받아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것이고, M&A는 개발한 기술의 가치를 평가받아 큰 기업에 인수되는 것이다.

우리 M&A 시장은 거의 활성화되지 않았다. M&A 활성화란 벤처 기술을 대기업이 제값 주고 인수하는 기술거래의 활성화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 간의 기술거래는 소위 `갑을(甲乙)관계` 이상으로 왜곡돼 있다. 국내 기술 시장이 좁은 탓도 있겠지만, 벤처가 개발한 기술을 그냥 날로 먹으려는 대기업의 정서도 깔려있다. 이 같은 문제는 대기업이 기술 경쟁관계에 있는 벤처기업에게 부당한 방법으로 손해를 끼쳤을 때 배상금을 지불토록 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M&A 자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수 부문을 상당 기간 회계분리해 그로부터 발생하는 손익을 인수자와 피인수자가 공유토록 하는 방법도 있다.

IPO의 경우에는 상장을 위한 평가기준이 벤처기업 위주라기보다는 재무 위주로 돼 있다 보니 벤처적 IPO가 어렵고 재무적 IPO만 보이는 현실이다. 그래서 IPO를 위해서는 벤처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전념하기보다는 재무적 모양새 만드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IPO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다음 단계의 보이지 않는 걸림돌도 존재한다. 창업 대주주가 소유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생태계에서는 이것을 죄악시하고 있고, 벤처를 계속 키우지 않고 단물만 빼먹고 달아나는 `먹튀`처럼 치부한다.

이처럼 국내 벤처 생태계에는 창업 후 성공적으로 떠날 수 없게 만드는 환경과 정서가 팽배하다. 이것은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헤어날 수 없는 늪에서 뒹굴라고 요구하는 꼴과 같다. 성공을 거둔 후 그 결실로 또 다른 성공을 위해 재투자하도록 북돋우는 문화가 결여됐다. 이런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 노력해 성공했다면 그 결과를 향유할 권리와 여유를 주어야 하고, 이것을 당연시 하여야 한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초빙교수 dwight@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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