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이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수원은 큰 충격에 휩싸인 채 사실관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단 원전부품 비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며 2007년부터 5년간 한수원을 이끈 수장이 원전 거래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잡혀갔다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는 지난달 본사 압수수색 때 경험한 것 이상이다.
특히 말단에서 간부 직원까지 원전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김 전 사장마저 체포되면서 이번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긴장하고 있다.
한수원의 한 관계자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다들 고개만 팍 숙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역대 사장 중에서 최장 기간 회사를 이끌었고 원자력 업계에도 정통한 분이라 그런 비리 혐의가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 전 사장 체포 소식이 충격을 더하는 것은 그가 한국 원자력산업에서 가지는 무게 때문이다.
그는 1972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이래 줄곧 원자력 분야에만 몸담으며 고리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그를 한국 원자력 발전의 산증인으로 꼽는다.
김 전 사장은 2004∼2007년 한국서부발전 사장을 지내고 나서 곧바로 한수원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2012년까지 재직하는 등 총 8년간 공기업 사장직을 지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수원은 검찰이 신병을 확보한 김 전 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개인 비리 외에 원전 비리 연루 사실이 드러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전 비리로 송모 부장, 권모 과장 등 직원 2명이 구속된데 이어 추가 수사 대상이 속속 드러나는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가 확대하면서 조직 내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송 부장의 자택에서 수억원 상당의 5만원권 현금다발이 발견되는 등 금품 로비 정황마저 드러나 사건 초기 "우리도 피해자"라는 변명이 무색해진 것은 물론 입지도 크게 좁아졌다.
이처럼 조직 전체가 `비리 집단`으로 몰리며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 김 전 사장마저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조직 내 우려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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