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 연비 경쟁에서 일본 앞서가
일본 혼다가 가솔린 1리터로 무려 36㎞를 달릴 수 있는 세계 최고 연비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했다. 하이브리드카 연비 경쟁에서 도요타와 혼다를 중심으로 한 일본 자동차 업계가 멀찌감치 앞서가는 양상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는 혼다 하이브리드카 `피트` 차기 모델 개발을 보도했다. 36㎞/ℓ에 이르는 연비는 알려진 하이브리드카 중에 가장 높다. 지금까지는 경쟁사 도요타 `아쿠아`가 35.4㎞/ℓ로 선두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도요타 프리우스는 32.6㎞/ℓ다.
하이브리드카는 모터와 엔진이 함께 들어 있다. 고속에서는 엔진을, 저속에서는 엔진과 모터를 동력원으로 병행해 쓴다. 신형 피트는 저속에서 모터만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방법으로 가솔린 소모를 줄였다. 이 기술로 현재 시판 중인 피트 연비 26.4㎞/ℓ를 36% 이상 개선했다.
가격은 현재 피트 159만엔(약 1810만원)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차체 도장 공장 기술을 혁신해 제조 원가를 줄인 사이타마현 소재 요리이(寄居) 공장에서 만든다. 요리이 공장은 이달 내 가동에 들어간다.
혼다는 9월 일본을 시작으로 신형 피트를 시장에 내놓는다. 이 회사는 2106년 연간 600만대 자동차를 팔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400만대보다 50%나 높게 잡았다. 그 견인차가 신형 피트다. 2016년 피트 판매 목표는 150만대다. 전체 4분의 1을 피트로 채우겠다는 각오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도 환경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연비가 높은 자동차 수요가 늘어난다고 혼다는 예측했다.
하이브리드카 연비 경쟁은 일본업체가 앞서 간다. 도요타와 혼다가 1등을 놓고 엎치락뒤치락한다. 포드 등 미국 업체도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힘을 쏟지만 일본을 따라가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 쏘나타하이브리드는 연비 16.8㎞/ℓ로 피트의 절반을 밑돈다. 배기량이 2000㏄와 1500㏄로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큰 차이다. 같은 배기량의 아반떼하이브리드는 14㎞/ℓ로 더 낮다. 가격 역시 피트가 아반떼하이브리드보다 400만원 정도 싸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둘러싸고 합종연횡을 거듭한다. 연료전지 자동차가 주무대다.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는 지난 1월 연료전지 자동차를 함께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또 일본 닛산과 프랑스 르노, 독일의 다임러와 미국 포드도 손을 잡았다. 혼다 역시 홀로서기를 깨고 이달 2일 GM과의 협력을 발표했다. 기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하이브리드카는 독자 개발로 승부를 거는 추세다.
주요 하이브리드카 비교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