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제롤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

#한명이 판문점을 방문한다. 떠나기전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판문점 사진과 리뷰를 콘텐츠로 만들겠다` 콘텐츠가 필요한 사람은 1달러씩 지불하라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에서 남북 관계에 관심이 많은 100여명이 콘텐츠 구매 의사를 밝혔다. 그는 100달러를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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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석학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이 제시한 `창조경제 미래`다. 그는 앞으로 시장은 1인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일자리를 창출할 주역은 개인이다. 누구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미래 기술을 이용해 부를 창출할 수 있다.

시장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독점 시장이 아니다. 좀 더 참신하고 좀 더 새로운 것에 수요가 발생한다. 글렌 회장은 “`창조경제가 이것이다` 정의 내리기보다는 `이것은 창조경제가 아니다`로 시작해야한다”며 “미래학적 시각으로 볼 때 창조경제는 `따라하기(Catch up)`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 직원에게 하루 20% 일과는 자유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것이다. 글렌 회장은 구글 경쟁력이 20% 자유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기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열린 시장(인터넷)에 판매해 수익을 내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구글 문화가 1등 인터넷 기업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황은 약간 다르다. 글렌 회장은 “한국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상사나 고용주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가 환영받는다. 윗사람보다 좋은 생각은 칭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글렌 회장은 이 질문에 `해고`라고 답했다. 기존 산업 경제에 갇혀있는 사회는 상사가 시킨 것만 한다. 바로 따라하기다. 그는 상사 의견과 다르면 기업에 머물 수 없는 우리 조직 문화를 비판했다.

결국 창의성이 답이다. 주변에 둘러봐도 시장은 자유롭게 열려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취미가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미래 창조경제 사회다. 글렌 회장은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우리가 주목해야할 여섯 가지 미래 기술 산업도 제시했다. 나노·합성생물학·사물인터넷·3D프린팅·의식기술·증강현실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미래 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융합, 서로 섞여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시너지를 낸다.

그러나 새로운 것만 창조경제 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글렌 회장은 주변 뿐 아니라 인류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도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후변화·물부족·인구문제·민주주의 등 `지구촌 문제`로 일컫는 분야도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수요가 있는 만큼 해결 방안과 기술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의 미래를 고려한다면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10년, 20년 너머를 내다보는 눈이 필요하다. 각국 정부가 디지털화되면서 주요 정보 보안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기업에서 정보 보안에 대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려한다는 것이 글렌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도 정부와 기업이 `지구촌 문제`를 해결 방안과 전략으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며 “모두가 어려워하는 것을 해결하는데 돈이 있고 산업이 있고 창조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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