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오는 27일 중국 방문에 한국 게임산업이 함께 간다.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50~60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에 벤처로 시작해 성장한 게임기업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사장도 이례적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에서 게임만큼 한국의 위상을 높인 분야도 드물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 게임들의 산업적 가치를 제대로 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와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만든 `던전앤파이터`는 현재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1인칭슈팅(FPS) 게임 `크로스 파이어`는 단일 게임으로 매년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 최다 동시접속자 수 400만명을 돌파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접속한 게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처음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5년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로스파이어 뒤를 이어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두 게임의 점유율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올해 중국 서비스를 앞둔 `아키에이지`(엑스엘게임즈)나 `블레이드 앤 소울`(엔씨소프트) 등도 제2의 크로스파이어 신화가 기대된다.
우리나라 게임업체가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시장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국내외 대기업과 견줘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성적이다. 젊은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 게임 인기는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제품 브랜드의 향상이라는 상승작용을 가져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박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완화되고 게임의 순기능을 확산해 산업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창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 때부터 게임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편견으로 인해 규제 이슈만 양산했다”며 “정부나 국회가 성장하는 게임산업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우리나라 게임이 창조경제의 엔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과 기업에 도움을 줄 정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기업도 이제 성숙한 산업 주체로서 사회·문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한 교수는 “기업들도 이제 정부가 요구할 때마다 순간 처방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적인 가치 제고 차원에서 전 방위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