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中, 하이엔드 시장에서 90%까지 따라왔다"

중국 하이엔드 스마트폰 적색 경보

“하이엔드 시장에서 중요한 건 `스피드`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스마트폰을 통신사업자와 긴밀한 연계 속에서 빠르게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부품 네트워크입니다. 화웨이·레노버 등 중국 업체가 무서운 건 강력한 부품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 터치패널 등 메모리를 제외한 모든 부품이 중국 현지에서 조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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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정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박래정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제조업체의 높은 집성능력을 최대 경쟁력으로 꼽았다. LG경제연구소에서 중국 시장 분석에 집중해온 박 연구원은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역량을 다룬 두 건의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조명을 받았다.

중국이 스마트폰 세계 최대 시장이자 공장으로 부상하며 제조 생태계가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하이엔드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 욕구를 반영해 빠른 시간 내 그럴 듯한 하드웨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삼성, 애플과 큰 차이가 없다.

박 연구원은 “하드엔드 기기 제조 역량은 삼성과 애플의 90%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며 “매끈한 마감재 처리와 컬러가 약간 부족한 정도”라고 말했다.

하이엔드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 중국 업체들의 성적은 어떨까. 박 연구원은 신흥 시장에서 단 기간 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 등 선두 업체가 콘텐츠에서 별다른 혁신을 만들지 못하면서 다시 하드웨어 경쟁으로 넘어 갔다”며 “소프트웨어 역량이 떨어지는 중국 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신흥국 시장에선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에선 선두주자의 견제 탓에 당장 큰 성과를 얻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중국 업체의 도약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달렸다. 박 연구원은 이런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이 효과적 전략을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화웨이와 레노버는 지난해부터 하이엔드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장비와 PC 시장에서 독자적 영역을 만든 경험이 있어서 비교적 빠른 시간 내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이엔드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은 몰라도 중국 업체가 2위 그룹 선두에 오르는 데는 2~3년이면 충분하다”며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스피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만이 하이엔드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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