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몸에 화마를 입으면 쉽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흉터뿐 아니라 중화상의 경우 감염 등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간단한 피부 상처는 스스로 재생할 수 있다. 그러나 전신 화상처럼 넓고 깊은 범위 상처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바로 피부세포 치료제다.

피부 세포 치료에는 자기 유래 배양피부와 동종유래 배양피부가 있다. 테고사이언스에서 개발한 자기유래배양피부 치료제 `홀로덤`은 피부 상처가 깊어 모낭 줄기세포가 죽은 경우 사용한다. 전재욱 테고사이언스 전략기획본부대표는 “잔디가 뿌리째 뽑힌 정원에 새로 씨를 뿌려주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살아있는 자기 피부 줄기세포를 배양해 세포 치료제로 만드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깊은 화상을 입은 환자가 입원하면 테고사이언스는 환자 피부를 일부 추출한다. 필요 없는 지방을 제거하고 순수 표피 줄기세포만 남겨 1차 배양에 들어간다. 배양된 세포는 `피부은행(스킨뱅크)`에 영구 보관된다. 재수술이 필요할 때 추가 공급을 위해서다. 2차 배양이 끝나면 인체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시트 형태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 환자 맞춤형 피부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피부 줄기세포가 살아있는 약한 화상에는 `칼로덤`을 사용한다. 칼로덤은 동종유래배양피부 세포 치료제로 잔디에 비유하자면 뿌리가 살아남아 다시 자라기 위한 비료를 주는 셈이다. 전 대표는 “사람 피부에서 배양한 세포 영양 성분으로 시트 형태 치료제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테고사이언스 CEO이자 CTO인 전세화 박사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하워드 그린 박사와 표피생물학을 연구했다. 세포배양기술 최고 권위자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그린 박사의 몇 안되는 제자이기도 하다.
피부 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배양조건을 잘 맞춰야 한다. 테고사이언스는 배양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다. 세포가 변형되지 않고 성장인자 등 상처 치유물질이 인체 비율과 똑같이 맞추는 것이다. 이는 테고사이언스 기업부설연구소인 큐티젠 연구 성과이기도 하다. 전체 인력 가운데 연구개발(R&D) 인력이 3분의 1 이상인 테고사이언스는 모낭줄기세포·유전자 치료·조직공학 등 다양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테고사이언스는 올해 신제품 출시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작업과 함께 내년 상장을 위한 경영 정비를 진행한다. 네오덤도 대표 제품이다. 인체 피부를 실험실에서 3차원적으로 재현한 배양피부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모델로 사용되는 네오덤은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해 인기를 얻고 있다. 2009년 유럽연합(EU)에서 동물 실험을 거친 화장품과 원료 판매가 금지돼 네오덤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전 대표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고 10배 가까운 가격경쟁력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