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 활동이 세계적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인터넷 정보와 통화 내역 수집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에 미 정부는 안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일반 대중의 개인정보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다지 비싸지 않다. 아니 생각보다 엄청나게 싸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중 데이터 거래액 동향을 기초로 개인정보 가치를 산정했다. 나이와 성별, 거주지 등 일반적인 개인정보는 1000명당 0.5달러(약 565원) 수준이다. 1명당 0.0005달러, 1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개인 성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좀 더 자세한 정보는 가치가 크게 오르지만 마찬가지로 전혀 비싸지 않다. 기업의 마케팅담당자들은 고객이 어떤 차를 타고,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했고, 어디로 휴가를 다녀왔는지 궁금하다. 이중 자동차회사 마케팅담당자가 고객의 차량 정보를 얻으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1000명당 2.11달러(약 2384원), 1인당 0.0021달러(약 2원38전)이다.
결혼과 임신, 이사, 이혼 등 삶의 큰 변화를 담은 정보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 시기에 개인은 평소보다 많은 지출을 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좀 더 많은 돈을 정보 획득에 투자한다. 나이와 성별 등 기초 정보 대비 수백배를 호가한다.
예를 들어 임신한 여성의 정보는 1명당 0.11달러(약 124원)까지 오른다. 개인의 삶과 더욱 밀접한 정보는 가격이 더 뛴다. 구체적 건강상태와 상시 복용약 정보는 1명당 0.26달러(약 293원)다. 하지만 어떤 정보든 일반 대중 1명당 1달러(약 1130원)를 넘지 못한다.
데이터 거래 전문가인 데이브 모간은 “평범한 개인 정보의 경제적 가치는 거의 의미 없다”며 “기업이 개인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쓸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싸게 대중 정보를 확보할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며 “계절 알러지와 다이어트 계획 같은 자세한 정보만이 가치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