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AM OLED TV가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를 바꾼다

AM OLED TV 디스플레이 생태계 바꾼다

Photo Image

더 이상 호전되기 힘든 세계 TV시장, 그 가운데 중국의 공격적인 LCD TV 패널 라인 투자…. TV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미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바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다. OLED는 새로운 디자인과 개념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TV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OLED는 자체 발광하는 특성 때문에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없다. 응답 속도가 빠르고 색재현성이 뛰어나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새로운 용도와 디자인을 발굴하려는 이유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회에서 소개된 곡면 OLED TV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시작에 불과하다.

LG디스플레이 오창호 상무는 “AM OLED TV는 LCD TV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으로 승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제 갓 상용화된 OLED TV가 소비자 시장에서 끼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 현재로선 파급력을 일으킬 만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은 탓이다. OLED TV를 출시한 곳도 LG전자 뿐이다.

그러나 산업적 의미는 엄청나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CES에서 OLED TV가 단연 최고의 스타가 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OLED TV가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에 끼치는 파장이 큰 배경은 세가지다. 우선 OLED 패널 생산 방식은 LCD·PDP 등 종전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과 다르다. 새로운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TV를 둘러싼 소재·부품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바뀐다는 것도 업계가 OLED TV를 주목하는 이유다.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제가 많은 점은 산업계뿐만 아니라 학계와 연구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 변화의 시점은 머지 않았다. 이미 보이지 않은 곳에서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다.

OLED TV 시장 선점을 위한 관련 업체들의 투자는 벌써 본격화되고 있어, 말라붙은 디스플레이 시장에 단비를 내리고 있다.

가장 빨리 양산 라인 투자에 나선 곳은 LG디스플레이다. 세계 최초로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파일럿 라인 외에 양산 라인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약 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8세대(2200×2500) 기판 유리 기준 월 2만6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내년 상반기 이 라인을 가동하면 보다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초고선명 패널 등을 이 라인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양산 라인 투자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양산 라인에 적용할 기판과 증착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양산 라인도 파일럿 라인(V1)처럼 증착 방식은 적녹청(RGB)으로, 기판 공정은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으로 최근 확정하면서 투자의 윤곽이 잡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랜 침묵을 깨고 연내 양산 투자를 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대면적 OLED 패널에서도 초고해상도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는 LTPS 기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중국·대만 등 해외 경쟁 업체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CES에서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은 56인치 초고선명(UHD) OLED TV를 공개했다. 특히 파나소닉은 프린팅 방식으로 OLED TV를 개발해 파란을 일으켰다.

대만 AUO도 최근 65인치 OLED TV 패널을 개발하고 이를 공개했다. AUO는 일본 소니의 지원을 받아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TFT)를 개발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6세대(1500×1800) 파일럿 라인에서 30인치대의 OLED TV패널을 양산할 예정이다.

중국은 BOE가 산화물 TFT를 활용한 대면적 OLED TV 패널 양산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허페이에 있는 B5 라인에 8세대 파일럿 라인을 설치하는 중이다.

디스플레이뱅크 강민수 연구원은 “한중일 모든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면적 OLED TV를 미래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을 시작으로 OLED TV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