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굿게임(Good Game)

e스포츠에 `지지(GG)`라는 용어가 있다. `굿게임(Good Game)`의 줄임말이다. 직역하면 `좋은 게임이었다`는 내용이다. 항복을 의미하는 `졌다`는 말 대신 사용한다.

얼마 전 `굿게임쇼`가 열렸다.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의 이름을 바꾸고 규모를 키운 전시회다. 경기도는 `굿게임`을 폭력성·선정성·사행성·과몰입성을 배제한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전체이용가 등급을 연상케 하는 컨셉트다. 장르도 기능성게임을 포함해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 스마트콘텐츠 등으로 넓혔다.

그런데 전시장 분위기가 모호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전시되기는 했으나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가늠키 어려웠다. 모바일 디펜스게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콘솔게임, 교육 콘텐츠, 보드게임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어린이용 테마파크와 3D프린터도 눈에 띄었다. 반면 신작게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로운 소식도 없었다. 이번 `굿게임쇼`는 그냥 그저 그런 3류 게임 전시회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시회의 주인공이었던 기능성게임은 저만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관람객들은 재미있는 게임부스에만 몰렸다. 주최 측이 대표 콘텐츠로 내세웠던 디지털 인체해부도는 아무런 스토리 없이 방치됐다. 그러다 보니 존엄해야 할 인체를 토막 내고 들여다보는 장난감으로 만든 것처럼 비춰졌다.

이번 전시회로 인해 기능성게임 산업은 더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그럴듯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려다 빚어진 결과다. 전시장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기능성게임 전문 전시회가 있었다. 세계에서도 유일한 정기 전시회였다. 하지만 이제는 `지지`다. 비록 규모는 작더라도 기능성게임 산업을 육성하려는 강한 의지로 만들어 가던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이 그립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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