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그리버드`를 낳은 핀란드식 창업의 벤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현지 상황에 가장 밝은 KOTRA와 한국무역협회 전문가들은 정부-대학·기업-학생 간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조성된 핀란드 창업·재취업 지원 시스템을 꼽았다. 특히 창업동아리 활동을 비롯한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창조경제의 중심으로 창업을 강조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할 요소다.
KOTRA(사장 오영호)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한달여 간격을 두고 핀란드 창업시스템을 진단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했다. KOTRA는 4일 현지 정부와 인터뷰 등을 통해 핀란드 창업·재취업 지원 시스템을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며 노키아 등 주요 기업의 경영실적이 악화되자 핀란드에서 신규창업이 취업의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라비오의 `앵그리 버드`로 대표되는 벤처기업 성공사례는 청년층 창업 열기 확산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대학·기업-학생 간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조성된 분위기, 특히 창업동아리 활동을 비롯한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여기에 정부가 세금 감면 등 정책적 지원과 기술청(TEKES)을 통한 창업 지원 총괄, 교육기관과 기업의 창업자 행정 지원, 멘토링 등이 뒤따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창업 문화의 성공 정착을 위해 정부의 정책 수립과 자금 지원, 기업들의 인턴십 기회 제공, 학교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설계에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조화를 이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무역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핀란드 창업 생태계 구축에는 최근 정책도 기여했지만, 1990년대부터 교육 혁신, 인재 양성, 산학연 네트워크 등에 투자를 확대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두 기관은 도전적 창업 활성화 주요 시스템으로 노키아 미활용 R&D 성과를 벤처기업이 활용토록 한 `이노베이션 밀(Innovation Mill)`, 한켄경제대 창업동아리에서 시작된 `HES`, 퇴직자 재취업을 지원하는 `노키아 브릿지(Nokia Bridge)` 등을 성공적인 핀란드의 창업활성화 시스템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초기 기술기업과 글로벌 벤처캐피털을 연결하는 `비고스`, 공학·디자인·경영학 학제를 통합한 `알토대학`, 창업교육을 이론에서 실무중심으로 전환한 `알토벤처프로그램`, 실패사례를 공유하며 교훈을 얻는 `스타트업 사우나 페밀리 데이(Startup Sauna Failure Day)` 같은 제도도 거론했다.
이런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오블린(Ovelin), 졸라(Jolla) 등 벤처 성공사례가 탄생했다는 분석이다. 노키아 위기로 대변되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침체를 겪었던 핀란드는 유로존 금융위기 속에서도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2.0%)이 유로존 평균(1.0%)의 두 배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크게 개선됐다. 최동석 KOTRA 시장조사실장은 “핀란드 창업·재취업 프로그램 성과가 우리나라에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우리나라도 창업 문화가 활성화되면 실업문제와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국가와 핀란드의 창업환경 비교
자료원: EU SBA Fact Sheet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