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산 150억원 이상이 투입된 모바일 분야 국제표준시험인증 테스트베드인 모바일융합센터(MTCC) 국제모바일시험소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다.
국제모바일시험소에 설치할 장비 구입이 지난해 전면 중단된 데 이어 시험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총괄책임자조차 그만두게 돼 시험소 운영이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2006년에 문을 연 국제모바일시험소는 지금까지 총 150억원 이상을 투입해 모바일 분야 중소기업의 제품 테스트를 지원해왔다. 한국인정기구(KOLAS) 자격획득을 시작으로 유럽휴대폰인정기구(GCF), 북미휴대폰인정기구(PTCRB) 국제공인시험소 자격 등 총 7개의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테스트장비와 자격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신규 장비 도입실패
MTCC는 대형 국책사업과제인 모바일융합 글로벌 경쟁력강화 사업을 통해 지난 3차연도에 사업비 37억원을 투입, LTE 시험인증을 위한 신규 장비를 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MTCC는 장비도입 계획만 세운 채 구입시기를 미루다 집행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급변하는 LTE 시장환경에서 중소기업의 LTE 단말 및 부품을 시험할 수 있는 장비는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관의 안이한 업무처리로 때를 놓쳐 시험소 기능이 타격을 입게 됐다.
사업 관리감독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도 최근 3차연도 사업 재평가에서 장비구입 예산 미집행 부분을 놓고 해당기관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시험소 운영책임자인 MTCC 센터장과 총괄팀장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3차연도에 집행하지 못한 장비구입 예산 37억원이 그 다음해로 이월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4차연도에는 본래 장비구입 예산 70억원에 이월된 37억원을 포함, 총 107억원을 장비구입비로 집행해야 한다.
하지만 예산 집행에 급급하다 보면 수요조사나 전문가 논의, 심사 등으로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작 기업들에 필요한 장비 도입도 어렵고, 제때 모두 구입할 수 있을지도 우려된다.
◇핵심 기술자 퇴사
장비 도입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험소를 실질적으로 도맡아온 총괄기술책임자가 이달 말에 퇴사함에 따라 기관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시험소는 그동안 장비의 기술적인 문제와 장비 활용을 위한 기업 유치를 엔지니어 출신인 C팀장이 맡아왔다. 각종 기관의 국제공인시험소 자격 획득도 C팀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시험소 운영 경험이 없다면 향후 갱신이 필요한 자격인증에서 현장실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MTCC는 해당 팀장의 후임을 공개채용 중이지만 현재까지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신규 장비 도입 실패와 전문기술자 이탈이 국제공인시험소 자격 박탈로 이어진다면 결국 150억원 이상을 투입한 시험소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 시험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해당기관과 대구시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3차연도에 도입하지 못했던 장비는 올해 전문가 도움을 받아 필요한 장비를 들여올 계획”이라며 “시험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당기관을 독려하고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