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 뒤면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 초고선명(UHD)까지 구현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제품군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IGZO(인듐갈륨아연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를 사용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논문을 발표한 오창호 LG디스플레이 상무(OLED TV 개발1담당)를 만났다.

SID에 참석한 디스플레이 개발자들은 오 상무의 논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출시만 했을 뿐 OLED TV 상용화에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그동안 비밀에 붙였기 때문이다. 오 상무는 이날 OLED TV 기술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사실 그는 OLED 전문가가 아니다. OLED 경력은 이제 1년 6개월이 됐을 뿐이다.
하지만 오 상무는 `개발품`에서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미다스의 손을 가졌다. LG디스플레이가 제품 출시를 위해 그를 구원투수로 OLED 분야에 투입한 이유기도 하다.
그는 SID 행사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OLED TV 상용화 히스토리와 상품으로서 가치를 가질 OLED TV 패널 로드맵을 소개했다.
오 상무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은 IGZO, 화이트 OLED, 보상기술, 봉지 기술 네가지로 요약된다”며 “가장 먼저 상용화한만큼 OLED TV 기술을 주도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LCD TV처럼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려 조만간 다양한 크기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충분한 라인업을 갖춘 시기는 2015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OLED TV가 상품으로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OLED TV만의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얇고 선명하다는 정도 만으로는 LCD TV와 경쟁할 수 없음을 그는 잘 알고 있다. LCD TV와 차별화 포인트로 곡면 TV를 내놓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LCD TV는 OLED TV 수준의 선명함을 가질 수는 있지만 곡면과 같은 디자인은 불가능하다.
오 상무는 “OLED만 가능한 독창성을 고안해낼 것“이라며 ”OLED TV는 이런 차별화 포인트를 가진 제품들 위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SID 결산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SID 디스플레이위크 2013`에서는 디스플레이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뜨거운 경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기술 논문 발표는 물론이고 전시회에서도 미래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대거 출품됐다.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베스트 인 쇼` 기업들은 쓰리엠, 시마나노텍, UDC 등이다.
쓰리엠은 퀀텀닷 기술을 이용해 색감을 증대시키는 필름을, 시마나노텍은 셀프 어셈블링이 가능한 은 나노파티클 메쉬 테크놀로지를, UDC는 보더리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을 각각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매년 베스트 인 쇼 상을 수상했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수상에 실패했다. 진짜 비밀 병기를 감춰 놓고 양산품이나 출시 직전 제품만 내놓은 것이 주요 이유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김기남 사장의 기조연설로 전문가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능동형(AM) OLED의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AM OLED TV 핵심 기술을 공개한 논문 발표로 호평 받았다.
SID에서 발표된 논문 중에는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를 이용한 박막트랜지스터 기술이 가장 많아 앞으로의 연구 흐름을 예견할 수 있었다.
밴쿠버(캐나다)=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