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중심(中心)을 잃으면 흔들린다. 대중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휩쓸린다. 한 사람의 중심은 그래서 그를 중앙(中央) 무대로 이끌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다. 대중이 중심을 잃으면 갖가지 소문과 유언비어에 현혹돼 편파적 의견으로 편향되기 쉽다.
개인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휩쓸리는 대중을 상대로 중지(衆智)를 모아야 중지(中智)가 생긴다. 중지(中智)는 언제나 중간(中間)에서 태어난다. 중간은 다양한 의견이 교차 되는 접점이자 어떤 의견도 함께 할 수 있는 사이다. 그 사이에는 다양한 차이가 살아간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대중들의 의견을 중간에서 중심을 잡고 균형을 잡을 때 중지가 태어나고 중도(中道)가 생긴다.
중심을 잡고 중간에서 중지를 모으고 중도를 걸을 때 대중은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된 대중은 획일화된 개인의 단순 집합이 아니라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대의(大義)를 위해 하나가 된 공동체다. 대의를 위해 하나가 된 대중은 각자 중용의 미덕을 갖고 모인 공동체다.
중용(中庸)의 미덕은 미지근한 입장이 아니다. 중간에서 양자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하면서 모두가 승리하는 균형잡힌 의견이다. 동양 철학의 기본 개념으로 사서의 하나인 `중용`에서 말하는 도덕론이다.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도리에 맞는 것이 `중(中)`이며, 평상적이고 불변적인 것이 `용(庸)`이다. 중용의 미덕을 갖고 있는 사람을 채용할 때 중용(重用)이 되는 것이다.
중용의 미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중후(重厚)한 멋을 지닌 사람이다. 대중들의 편파적 의견이 쉽게 휩쓸리지 않고 매사를 자기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중후함이 드러나는 것이다. 삶은 언제나 양극단의 경계에서 모순되는 두 가지 모두를 끌어안을 때 경계와 경계 중간에 아름다운 사이가 생기고 그 사이에 다양한 차이가 생길 때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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