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KEPCO)가 송·변전 지리정보시스템(GIS)과 배전관리 GIS에 적용한 외산 GIS 소프트웨어(SW)의 국산화에 나선다. 현재 송·변전과 배전관리 GIS가 각기 다른 외산 SW를 사용해 상호 연동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전력시스템 수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한전은 송·변전 GIS와 배전관리 GIS의 외산 SW를 국산화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면 오픈소스 기반으로 한전 송·변전과 배전관리 체계에 맞는 국산 GIS SW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 송·변전 GIS와 배전관리 GIS는 각각 2001년도와 1998년도에 도입했다. 송·변전 GIS에는 에스리(ESRI)의 `아크GIS` SW를, 배전관리 GIS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스몰월드` SW를 적용했다.
두 시스템은 각기 다른 SW를 사용해 연동되지 않는다. 각종 센서로 수집된 정보를 GIS와 연동, 효율화를 꾀하는 지능형 전력관리 구현을 가로막는 원인이다.
한전이 적극 추진하는 송·변전 등 전력관리 기술 수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외 전력공사 사업 수주 시 송·변전과 배전관리 GIS 구축은 필수사항이다. 시스템에 적용된 핵심 SW가 외산 제품이어서 라이선스 이슈가 발생한다. 이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한전의 송·변전 GIS와 배전관리 GIS의 국산화 노력은 4년 전인 2009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한전 부설 전력연구원은 GIS SW 국산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전 IT자회사인 한전KDN을 비롯해 외부 SW업체들도 참여해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그러나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사업 추진은 중단됐다.
지난해 9월 한전 스마트그리드사업처 제안으로 GIS SW 국산화가 재추진됐으나 사업 우선순위에 밀려 본격화되지는 못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오픈소스 기반으로 자체 GIS SW를 만들 수 있는지 프로토타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GIS SW 국산화로 비용절감과 수출 촉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전이 오픈소스 기반 국산 GIS SW를 개발하면 대전시청 국토공간계획지원체계(KOPSS)에 적용한 GIS SW에 이어 두 번째다. GIS SW업체 한 관계자는 “외산 SW가 80%를 차지하는 GIS 시장에서 오픈소스 활용이 GIS 국산화의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전의 송변전·배전관리 GIS 구성 현황
자료:한국전력공사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