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후각이 발달하는 원리와 다양한 후각자극이 뇌에서 어떻게 구분되는 지가 밝혀졌다.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리버 브라우바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센터 박사팀은 물고기 뇌에서 후각 발달과정과 정보처리원리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인간이 냄새를 맡고 인지하기 위해서는 냄새가 나는 화학물질이 후각세포를 자극하면서 들어온 정보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정 후각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인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자라면서 새로운 냄새를 학습하고 인지한다. 후각 발달과정은 뇌에서 정보를 형성하고, 습득해 기억하는 원리와 관련이 있다.
연구는 투명관상어 제브라피쉬를 이용해 수술이나 절개 없이 살아있는 상태의 뇌가 후각 정보를 형성하고 습득하는 원리와 다양한 신경세포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물고기는 뇌 구조가 인간과 비슷하고 크기가 작아 뇌를 쉽게 촬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제브라 피쉬를 수정란 상태부터 성체가 되는 시기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외부냄새를 100%로 차단한 상태에서 서로 다른 냄새로 자극을 가해 후각처리와 반응과정을 연구해 후각이 뇌 속 특정영역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고기가 배아상태부터 유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천적 후각정보 영역이 전체 후각정보 영역의 15%(주로 위험, 성 관련 후각 정보), 자라면서 발달 및 학습과정으로 얻게 되는 후천적 후각정보 처리 영역이 85%(음식 관련 후각 정보)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브라우바흐 박사는 “물고기의 후각에 대한 정보는 양식업 등 수산 산업에 활용될 수 있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뇌 속 감각기능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기억습득 원리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감각기능 손실과 발달과정에 있어 기억의 손상으로 오는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뇌질환을 진단, 치료하는 데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미국)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