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베젤 폭을 줄이고 투과율을 높이기 위한 터치스크린패널(TSP) 기술들이 이제 무르익었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 된 시장에서는 기기의 특성과 세트 업체의 전략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진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각 TSP 기술의 수준과 장단점을 알아보고 앞으로 TSP 기술이 어떻게 변화할지 3회에 걸쳐 전망한다.
스마트폰 9억대, 스마트패드 2억대. 전세계 스마트 기기 시장 규모다. TSP 시장은 이를 능가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올해 TSP 장착 단말은 노트북·올인원PC 등을 포함해 18억대에 달한다. 이 큰 시장을 두고 TSP 업계는 치열한 기술 경쟁을 전개했다. 특히 수요가 가장 많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기술 방식의 TSP를 선보이는 추세다.
지금까지 TSP 기술은 두께와 베젤 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사용하는지, 몇 장 쓰는지, 전극을 필름이나 커버글라스의 어디에 패터닝 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요소였다. 스마트폰 디자인에 맞는 최적의 기술을 찾기 위해서다. 생산 원가도 주요 고려 요소다. 좋은 기술이라도 양산 수율이 떨어지면 가격이 올라 적용하기 어려웠다.
올 하반기는 그동안 거론돼 왔던 주요 기술들이 양산성에서 상향 평준화를 이룰 전망이다. 전극 패터닝 공정 장비, 필름이 개선되면서 두께와 베젤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ITO 필름 대체 소재도 일부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기술들을 어떤 스마트 기기에 장착, 시장성을 검증받을 것인지다.
지금까지 선보인 TSP 기술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일체형(OCTA), 인셀(In-Cell) 또는 온셀(On-Cell) LCD 일체형, 커버유리완전일체형(G1·G2), 커버유리일체형(G1F), 필름전극방식(GFF), 단층필름전극방식(GF1), 인듐산화전극필름방식(GF2), 글라스방식(GG) 등이다.
애플이 아이폰5에 적용한 인셀 방식 LCD 일체형 TSP 독점 사용권도 올해 말 만료돼 경쟁 구도를 맞는다.
본격적인 경합이 시작되면서 국내외 TSP 업체들의 대응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셀 타입 G2 방식 TSP 기술력을 가진 멜파스·LG이노텍, 시트 타입 G2에 전력하는 TPK·윈텔 등 대만 업체, G1F 방식의 멜파스·네패스 이외 기존 GFF 진영의 전략 변화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패드에 채택된 기술은 부가 기능을 추가하고, 중저가형 기술들은 가격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그 밖의 기술들은 PC·TV·디지털사이니지 등 다른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