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대용량 리튬이차전지,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 시급하다

전력수요는 매년 증가한다. 우리나라 피크 부하 예비력은 5%로, 유럽과 미국의 15~2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예비력 부족으로 지난 2011년 9월 15일 광역 정전사태가 일어나는 등 계통운영상 어려운 점이 발생되고 있다. 주로 하절기에 발생하던 피크 부하는 전기 난방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동절기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전력부족 상황은 앞으로도 우리가 해결해야할 커다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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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쓰고 남는 전기를 저장해 재활용함으로써 `전력저수지` 기능을 수행하고, 정전 시에는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력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ESS는 △현재 상용운전 중인 양수발전과 초전도체를 이용한 방식 △압축공기 이용 방식 △플라이휠 이용 방식 △커패시터나 이차전지 이용 방식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리튬이차전지를 이용한 ESS 기술은 국제적으로도 연구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중요한 산업분야로서 주요 대기업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도 리튬이차전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ESS 설치 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실증단지 운영을 통한 시장 활성화에 주력한다.

이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차전지와는 달리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복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전자정보기기용에 주로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용 등으로 그 영역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신수종 분야다.

정부는 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2010. 7), 에너지저장 기술개발 및 산업화 전략(2011. 5), 에너지 고효율제품 보급 확대 방안(2012. 6), 대용량 전력저장장치 보급 촉진 방안(2012. 7) 등을 내놓으며 ESS 보급 및 활성화 방안을 꾸준히 마련해 오고 있다. 소형 리튬이차전지 시험·평가 인프라는 2003년부터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다양한 용도의 대용량 리튬이차전지에 대한 평가기반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ESS에 사용하는 대용량 리튬이차전지 시험인증 인프라를 만들려면 우선 제품 성능 및 안전성 평가에 적용될 수 있는 표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표준 분야에서도 매우 미흡해 갈 길이 멀다. 전지산업협회를 중심으로 2012년 말에 단체표준만 제정했을 뿐, 국가표준(KS)은 아직 제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대용량 리튬이차전지 시험·평가설비는 시험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발화 또는 폭발 등으로부터 시험자 보호를 위해 엄격한 안전대책과 그에 수반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은 아직 평가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국내 인프라 기반이 매우 취약한 것이다.

대용량 리튬이차전지 시장은 친환경에너지 시대 도래라는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전기차 또는 ESS 등 새로운 거대시장 생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분야는 전통적 선진국에 근접했거나,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용량 리튬이차전지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 등 체계적이고 일관된 정부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시험인증기관들도 테스트베드 및 안전성·신뢰성 평가센터 설립을 위해 상호 협력방안과 적극적인 추진 전략을 마련, 친환경 시대 기반 구축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심윤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장 yoonsoo.sim@ktc.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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