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얇아진 스마트폰에 수조원의 돈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아이폰과 갤럭시S 시리즈 두께 변화 과정

# 스마트폰 시장 초창기 삼성전자는 두께 경쟁에서 애플을 압도했다. 아이폰 3GS가 12.3㎜인 것에 비해 갤럭시S는 9.9㎜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얇고 가벼운 갤럭시S 디자인을 마케팅 포인트로 적극 활용했다. 삼성전자는 8㎜대 두께 경쟁에서도 애플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5를 출시하면서 상황은 180도 역전됐다. 애플은 7.6㎜ 두께 아이폰5를 내놓으면서 하드웨어 경쟁에서 삼성전자를 오히려 몰아붙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두께 경쟁으로 `슬리밍` 산업이 본격 태동했다. LG전자·ZTE·화웨이 등 2위권 업체까지 두께 경쟁에 합류하면서 슬리밍 산업은 소재·부품·모듈 전 방위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두께 경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은 신 글라스(Thin Glass) 산업이다. 신 글라스는 디스플레이 유리패널 상하판을 화학 약품으로 녹여 얇게 만드는 기술이다. 보통 디스플레이용 원판 유리는 0.5㎜ 두께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는 가볍고 얇게 만들기 위해 신 글라스 공정으로 유리기판의 절반 이상을 깎아낸다. 10㎜대 두께의 스마트폰이 8㎜대로 진화하는 데 신글라스 기술이 크게 공헌했다.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가 주류였던 시절만 해도 신 글라스는 특수 가공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스마트패드가 부상하면서 신 글라스는 수천억원대 규모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솔브레인·지디·아바텍 등 신 글라스 업체들은 지난 3년간 연 매출 20~30%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코닝·아사히글라스 등 원판 유리 가공업체들도 두께 혁신에 동참했다. 원판 유리를 처음부터 얇게 제조해 신 글라스 공정을 대체하고, 고부가 라인업을 키운다는 목표다. 코닝은 지난 2007년 0.63㎜ 두께의 원판 유리를 0.5㎜로 줄였다. 지금은 대부분의 원판 유리 업체들이 0.5㎜ 제품을 내놓고 있다. 0.3㎜ 두께의 원판 유리가 출시되면 수조원대 신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이 8㎜에서 7㎜대로 진입하는 데는 일체형 터치스크린패널(TSP)의 역할이 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프리미엄 제품에 전량 디스플레이 일체형 TSP를 쓴다. 삼성전자는 온셀 계열인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일체형 TSP(OCTA)를 밀고 있다. 애플은 인셀 계열인 LCD 일체형 TSP에 집중한다.

LG전자·화웨이 등 후발 업체는 커버유리 일체형 TSP(G2) 기술로 스마트폰 두께를 줄였다.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하이브리드 커버유리 일체형 TSP(G1F)가 적용되는 추세다. 올해 일체형 TSP 시장은 7조~8조원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팀장은 “슬리밍 기술을 확보하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공정 관리는 그만큼 까다롭다”며 “고온·고압에서도 견딜 수 있는 소재와 공정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갤럭시S 시리즈 두께 변화 과정

*갤럭시S 시리즈는 가장 얇은 모델 기준

2~3㎜ 얇아진 스마트폰에 수조원의 돈이…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