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교육 콘텐츠 세계화에 승부 건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

“스마트 시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교육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고 합니다. 시공미디어가 가진 유아와 초등 교육의 좋은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내보내 국제 교육 미디어 기업으로 키워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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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교육에 30년간 몸담아 온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의 포부다.

곽 부회장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 EBS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달 4일 디지털 멀티미디어 교육기업 시공미디어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1983년 방송대 교수를 시작으로 올해 꼬박 30년간 IT와 교육을 융합해 온 이러닝 전문가다.

“KERIS 원장 때 `왜 에듀넷을 시공미디어의 아이스크림처럼 서비스 못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첫 인연입니다. EBS에서 임기를 마친 후 방송대로 돌아갔어요. 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이 매주 연구실로 찾아와 함께하자고 했습니다.”

박 회장의 삼고초려에 곽 부회장의 마음도 흔들렸다. 공기업 사장을 했기 때문에 민간 기업으로 이동하기까지 고민이 깊었다. 절차와 서류도 복잡했다. 공직 기관장 퇴임 후 2년이 안 돼 민간 기업으로 가려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업 각서도 필요하다.

“가족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보고 결심을 굳혔습니다. 시공미디어는 12년간 콘텐츠에 6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어떤 민간기업도 쉽게 못할 일이죠. 국가가 할 일을 대신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저를 데려가기 위해 보여준 박 회장의 교육철학과 열정에 동참해보고 싶었죠. 이제 시공미디어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곽 부회장은 EBS 사장 시절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했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 온라인 사이트에 `수학의 원리`를 공급했다. 5~10분 내외 교육콘텐츠 클립을 모아둔 EDRB도 만들어 해외 방송국과 콘텐츠 제공 협약을 맺었다.

“교육기업이 세계로 나가려면 정부가 장애물을 제거하고 지원해줘야 합니다. 특히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콘텐츠의 이모션 네트워크 서비스(ENS)와 감성을 강조했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콘텐츠는 눈물이 날 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감성, 감정 콘텐츠는 문화와 상관이 없지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가 바로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겁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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