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었을 때 가슴이 뭉클한 것처럼 보드게임을 하면서 대화를 많이하고 협력하는 즐거움도 감성을 자극합니다. 부모·친구들과 소통에서 감성적 중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국산 보드게임 개발·유통사인 생각투자의 강우석 부사장은 게임의 부정적 면에만 치우친 사회적 편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게임 과몰입 예방 관련 예산이 학교에 배정되지만 주로 단순 이론 강의나 플랭카드 걸기 정도에 그친다”며 “소수에 불과한 국내 보드게임 개발자 지원과 산업 육성에 좀 더 관심을 갖는다면 게임의 긍정적 효과를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투자(대표 신은주)는 국산 보드게임 개발사 중 처음으로 올해 100억원 매출에 도전하는 기업이다. 해외 게임을 벤치마킹한 `부루마블`을 국내 처음 유통한 씨앗이 자체 개발 작품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국산 보드게임 개발사 중 처음으로 100억 클럽 가입을 앞둔 셈이다.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으로 해외 실적을 확보했고 보드게임 지도자 과정, 기능성 스포츠 게임 `스피드스택스` 등으로 저변 확대를 꾀한 성과다.
강 부사장과 신은주 대표는 부부다. 강 부사장은 교구·완구 제작사인 컴퍼니오름을 운영하던 중 우연히 보드게임을 접하고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생각투자를 설립했다. 강 부사장은 실질적인 회사 운영은 물론 직접 보드게임을 개발한다.
강 부사장이 개발한 보드게임은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림이 그려진 9개의 주사위를 굴려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드는 `스토리큐브`, 십진법 보드게임 `메이크텐`을 비롯해 숲을 함께 가꿔 나가는 환경 게임 `포레스트` 등이 그의 작품이다.
강 부사장은 보드게임의 긍정적 효과를 학교 현장에 더 확산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와 함께 `보드게임지도자과정`을 운영하면서 교사, 회사원, 학생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약 500명의 전문가를 배출했다. 특히 과정을 수료한 교사들이 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일환으로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강 부사장은 “보드게임을 함께 즐기면서 주변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친밀감을 높이는 감성적인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교육 현장에서 보드게임 판매율이 늘어나고 교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게임의 긍정적 효과가 더 많이 전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산 보드게임의 `스타 개발자` 마케팅도 확산한다는 이색적인 계획도 세웠다. 할리갈리, 모노폴리 등 해외 보드게임과 달리 국산 보드게임 인지도가 아직 낮기 때문이다. 개발자 마케팅으로 팬층을 형성하고 보드게임 문화를 조성해 국내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