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KSLV-II)` 사업이 추진력을 얻었다. 2021년으로 예정된 발사 계획을 좀 더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박태학 한국형발사체사업단장은 3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사업을 앞당기자는 의견을 피력한 만큼 검토를 시작했다”며 “한국한공우주연구원에서도 지속적으로 개발을 준비한 만큼 앞당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항우연 측에서는 현재 몇 년 정도 계획을 앞당길 수 있는지 기술적 여건은 되는지 종합적인 검토 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독자 기술로 75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해 2018년 성능검증을 한 후, 2020년 발사체 조립과 실험 발사, 2021년 위성체를 탑재해 실제 발사하는 단계를 밟는다. 2010년 시작해 11여년동안 1조5449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우주사업이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앞당겨 실현된다면 경제적 파급효과와 추후 목표로 잡아두고 있는 달 탐사 계획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태학 단장은 “나로호 성공으로 투입예산의 5배가 넘는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 사례가 있다”며 “한국형 발사체가 성공하면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했다. 기술 상용화, 고용효과 등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노웅래 발사체체계실장도 “한국형발사체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쳐 발사 신뢰도가 높아지면 3~4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만든 위성과 발사체를 동시에 수출할 수 있다”며 “인공위성 발사에 관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국형발사체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인력과 예산 문제다. 특히 개발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현재 발사체 개발에 들어간 예산은 1952억원으로 전체 13%에 불과하다. 현재 나로우주센터 인력까지 포함해 항우연 발사체 연구개발(R&D)인력은 200명 수준이다. 20~30명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지만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박 단장은 “300명 이상은 돼야 하지 않을까 본다”면서 “50%이상 급증한 것이지만 선진국 사례를 보면 이것도 굉장히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개발사업에 협력사로 참여한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만 하더라도 3만5000명 인력 중 2000여명이 엔진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박 단장은 “예산 부분에서 계획대로 나오지 않아 조금 어려움이 있다”며 “나로호 성공으로 추진 동력 등 공감대가 형성돼 앞으로 사업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