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층 초호화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 참사를 그린 영화 `타워`는 안전불감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동하지 않는 스프링클러를 가볍게 무시하는 관리실장과 특별 이벤트를 위해 무리하게 헬기를 띄운 회장의 안전불감증은 건물 전체를 지옥으로 만들었다. 눈을 뿌리던 헬기가 돌풍에 휘말려 건물에 충돌, 화재를 일으키지만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아수라장이 된다. 종국에는 무너져 내리고 만다.
1977년 전라북도 이리시(현 익산시)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는 영화 같은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30여톤에 이르는 고성능 폭발물을 싣고 이리역 구내에서 대기하던 열차가 폭발해 사망 59명, 부상 1158명, 이재민 1647세대 7800여명을 발생시킨 사건이다. 이 대형 참사는 어처구니없게도 화약 호송원이 종이로 된 화약 상자 위에 촛불을 켜놓은 채 잠이 들어 발생했다.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최악의 인재였다.
세계 최고 기업도 안전사고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인명 사고가 났다. 불산은 실리콘 웨이퍼 미세 가공 등 반도체 공정에 쓰는 맹독성 물질이다. 인체에 노출될 경우 피부조직에 침투해 괴사를 일으키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지난해 9월 구미 휴브글로벌 공장에선 누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
삼성전자는 누출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늑장 대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도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에야 이뤄졌다. 초일류 기업조차 안전관리에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주는 단편이다. 인근 생산라인에 알리지 않은 채 조업을 지속했다고 하니 문제는 더 심각하다. 밸브 교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뿐 아니라 공장 내 1만2000여 직원 모두를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었다. 안전불감증은 거의 모든 사고의 시발점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