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차상진 마크프로 대표 "토종IP,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후 선진국 주도로 시장 개방 압력 수위가 높아졌다. 법률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특허제도를 유지하고 글로벌 기업의 특허권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 괴물도 호시탐탐 국내 기업을 위협한다. 지식재산(IP) 분야에서 마지막 남은 보루는 `IP서비스`라는 게 차상진 마크프로 대표의 소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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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IP서비스 시장에서 외국 대형 서비스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는 상황입니다. 거대 자본과 대형화 시스템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이들을 상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서비스 시장이 너무 협소하고 플레이어도 영세한 상황입니다.”

특허 전쟁을 `총성없는 전쟁`이라고 강조한다. 많은 경제 전쟁이 그렇듯 치열한 경쟁과 선점을 위한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차 대표는 “IP 발명 분야에서도 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선진국 주도의 `땅따먹기(점유율)`가 만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 비해 여력이 부족한 국내 IP서비스업체는 근접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어렵게나마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특허 연차료 대행 업무가 주 사업인 마크프로의 경우도 지난해 국내 고객사 상대 재갱신율이 98%에 달한다. 차 대표는 “최근 해외 대행업체로 서비스를 옮겼던 회사도 다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래는 그리 녹록지 않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세계 산업의 중심축이 IP 분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특허뿐만 아니라 상표·디자인 등 기술을 넘어선 분야의 IP분쟁도 심화되고 있다.

차 대표는 “IP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IP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P 분야 정부투자가 대부분 R&D 등 기술투자와 성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부분에 집중돼 산업 육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대기업 하청 형태의 중소 IP기업이 대부분”이라며 “글로벌 플레이어와 상대 할 수 있는 자리에 끼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농업을 예로 들면 씨앗은 기술입니다. 열매는 기술을 토대로 만든 상품이죠. 그러나 씨앗을 심고 열매를 키우는 작업은 농부가 합니다. 바로 서비스 산업이죠. 좋은 품종의 씨앗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열매를 포장하고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하죠. 그러나 농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농부`가 있어야 합니다. IP 분야의 농부인 서비스 산업에도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차 대표의 변치않은 특허관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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