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 A to Z]<3>네트워크 강국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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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을 넘어 세계 음악시장을 강타한 싸이 `강남스타일`의 성공 비결은 다소 특이하다. 음악 자체의 경쟁력 외에도 여려 요인이 곁들여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클라우드 소싱, 저작권 방임, 정확한 소비심리 포착은 물론이고 유튜브·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어디서나 다양한 정보·콘텐츠를 생성·전달·공유(소비)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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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터넷은 원격 컴퓨터 접속이나 텍스트 데이터 전달에 주로 이용됐다. 상업적 인터넷으로 발전한 1990년대 들어 다양한 유형의 정보검색이 대중화되고 미디어 파일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2000년대엔 주문형비디오(VoD)스트리밍과 IPTV서비스가 도입되고,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2010년대는 비디오, 소셜 미디어, 모바일 브로드밴드, 클라우드 등이 인터넷을 바꾸고 있다.

이에 맞춰 네트워크는 지금보다 똑똑한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 트래픽 폭증과 다양한 서비스 품질 요구를 해결하려면 과거처럼 고속화·대용량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콘텐츠·플랫폼· 네트워크·단말(CPND)을 연계한 융합·지능화가 필요하다.

네트워크를 하드웨어 장치로만 여기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이미 네트워크 장비 개발 과정이나 부가가치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다. 최근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OpenFlow)` 연구가 활발하다. 이는 장비 공급자적 시각에서 벗어나 이용자· 관리자와 응용서비스에 중심을 둔 새로운 패러다임의 개방형 네트워크 기술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이 장악한 폐쇄형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기술로 주목받는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한발 빨리 도입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IT 강국` 이미지도 높였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세계 톱5에 드는 국산 정보통신 제품과 서비스가 몇 개나 될까. 우리는 초기 정보통신 인프라 시장 대부분을 외산 장비에 내줬다. 이후 국산 장비는 고도화 수요를 놓고 외산 장비와 힘겨운 경쟁을 치러야 했다. 공공기관, 기업 등 수요자는 호환성, 운영관리 편의, 브랜드 신뢰도를 이유로 외산 장비를 선호했다.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구조에서 국산 제품에 대한 맹목적 보호를 주장할 수는 없다. 다만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은 필수다. 다행히 지식경제부가 2011년 산하 공공기관 네트워크장비 구매 제안요청서 사전공개·심의를 의무화하는 지침을 제정, 시행 중이다.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신기술 선점을 위해 행정, 재난, 국방 등 국가망 고도화 기획 단계부터 국내 기술 R&D와 연계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때다. 정보 생성·전달·소비를 둘러싼 변화에 주목하면서 CPND를 연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네트워크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 차기 정부 공약인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국산 네트워크 장비와 서비스를 연계해 두 가지 모두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현종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네트워크PD(hyun@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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