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전 임직원들이 설립한 핀란드 스마트폰 제조업체 욜라(Jolla). 이 회사가 노키아가 야심차게 추진하다 중도하차했던 자체 운용체계(OS) `미고(MeeGo)`로 승부수를 띄운다. 올 상반기 미고 기반 첫 스마트폰을 내놓기로 한 것. iOS와 안드로이드 2강 체제가 굳혀진 가운데 미고의 화려한 부활이 가능할 지 관심이 쏠렸다.
22일 BGR, OS뉴스 등에 따르면 욜라는 미고 기반 스마트폰을 상반기 내로 핀란드·중국 등지에서 출시한다. 이미 중국 이동통신업체 디폰(Dphone)과 계약을 맺었으며 핀란드 이통사인 DNA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씨 후르몰라 욜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노키아에서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미고는 계속 성공 스토리를 써나갈 것”이라며 “미고는 계속 개발될 가치가 충분한 OS”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크 딜론 COO는 “해외 유수 벤처캐피탈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노키아에서 11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발휘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욜라는 지난해 4월 기존 노키아 미고 조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임원들과 엔지니어가 나와 만든 업체다. 이후 리눅스의 인재를 흡수해 지난 2011년부터 오픈소스 플랫폼을 채택한 스마트폰 개발을 진행했다. 현재 50여명 남짓한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최근 미고 OS를 발전시킨 세일피시(sailfish) OS도 내놨다.
향후 오렌지, 보다폰, 허치슨과 같은 이통사들이 세일피시 OS에 자신들의 서비스를 통합하고 브랜드를 붙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실질적인 생산기지는 핀란드 땀뻬레 지역과 홍콩이지만 향후 중국으로 거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노키아는 지난 2011년 6월 미고 기반 스마트폰 N9을 내놨다. 당시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부진해 비공식 집계 자료로 2011년 4분기에 150만대 팔리는데 그쳤다. 욜라가 N9을 그대로 계승한다면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iOS와 안드로이가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욜라의 성공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BGR은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