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손내민 인텔 파운드리 사업…PC 부진 `구세주` 될까

인텔이 시스코를 주문형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 고객으로 확보했다.

사업을 시작한 후 최대 규모 고객이다. PC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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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블룸버그·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시스코와 네트워크용 칩 주문 제조를 위한 파운드리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시스코는 기존에도 인텔 칩을 구매해 왔지만 이번 계약으로 직접 설계한 반도체 제조를 인텔에 위탁하는 초대형 고객이 됐다.

인텔은 2011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다. 외신은 이번 계약이 307억달러(32조4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초점이 된 것은 대형 고객을 확보한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PC용 반도체 사업 부진을 만회할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인텔이 삼성전자를 대신할 애플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자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전망은 엇갈렸다. 라자드 캐피털 마켓의 다니엘 애미어 분석가는 “인텔이 PC용 반도체 재고 소진을 위해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남는 생산 능력을 활용하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봤다.

부정적 의견도 많다. 빌 크레어 에드웨더 존스 분석가는 “파운드리 사업이 구원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시스코 같은 대형 고객을 여럿 확보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PC용 제품 매출 하락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악화된 실적에도 반도체 사업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공장과 장비 등 설비에 130억달러(13조7000억원)를 신규 투자한다. 450㎜ 웨이퍼 공장을 위한 R&D 설비에만 20억달러를 투입한다.

인텔은 지난 주 PC 수요 감퇴에 영향을 받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 줄어 25억달러(2조6000억원), 매출은 3% 하락한 139억달러(14조7000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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