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 기술기업들의 특허 경영 실태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 조사 결과 2000개 가까운 회원사 가운데 특허 업무 담당자가 전혀 없는 곳이 무려 22.6%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3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10곳 중 4곳에서 특허 인력이 전무했다. 센터가 3년 전 실시한 조사 결과와 비교해 거의 나아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의 분쟁을 비롯해 갈수록 특허가 쟁점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물론 중소기업의 현실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무엇보다 투자 여력이 부족한 탓에 특허 전담 인력을 두거나 관련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가장 큰 문제점은 최고경영자(CEO)들의 특허 경영 마인드가 일천하다는 점이다. 막연히 특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뿐,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기본 업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기업들이 상당수다. 이번 센터 조사 결과 전자·IT 관련 기업들조차 특허 경영 인식 수준이 100점 만점에 63.7점 정도에 그친 것이 단적인 예다. 조사 대상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 가까운 곳이 특허 전담 부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소기업들은 실제 특허 분쟁이 발생하면 그제서야 중요성을 깨닫는다. 일회성으로 대응하는 간헐적 이슈라고 안이하게 인식한 결과다. 연구개발(R&D) 단계부터 국내외 특허에 대한 선행 조사를 간과하면 잠재적인 분쟁 가능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센터 조사 결과 분쟁 경험이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선행 기술조사를 배 가까이 많이 하고 있는 것도 특허의 중요성을 체득한 까닭이다. 아직 분쟁을 겪고 있지 않더라도 많은 중소기업들은 잠재적인 특허 분쟁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특허는 연구개발(R&D)에서 신제품 출시나 해외 경쟁사 동향 파악, 수출 등에 이르기까지 최근 기업 활동 전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영` 과제라는 뜻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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