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2년차를 맞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업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 SK텔링크와 티브로드 등 대기업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시장 파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통신사(MNO)가 보조금 정책을 지속하고,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는 단말기자급제 등은 여전히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와 SK텔링크 후불 서비스 개시 등으로 새해 MVNO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는 새해 1분기에 MVNO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이마트도 곧이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대형 유통업체의 가세는 MVNO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사업자도 MVNO 사업 확대에 나선다. 티브로드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상품을 재재판매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단말기 수급과 직접 영업확대 등으로 MVNO 사업을 강화한다. SK텔링크 역시 1월부터 후불 가입자 모집을 시작한다.
SK텔레콤이 1월부터 롱텀에벌루션(LTE) 망을 도매대가 방식으로 MVNO에 개방하는 것도 시장 확대를 점치는 요인이다.
MVNO업체 한 임원은 “올해 MVNO 사업자가 고전한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MVNO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낮은 인지도 때문”이라며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입하면 경쟁도 되겠지만, MVNO라는 사업을 알릴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MVNO 사업에 걸림돌이 됐던 통신사 보조금이나 단말기 수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보조금 대란이 발생했을 때 MVNO 해지율이 높아질 정도로 타격을 받았다. 이후에도 시장이 쿨다운 되며 가입자가 줄어들었다. 새해에도 이 같은 현상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단말기 수급도 쉽지 않다. 단말기자급제를 시행해도 실제 구매할 수 있는 단말기 종류는 많지 않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아이폰5, 옵티머스 시리즈 등 시장에서 인기 있는 단말기는 100만원 내외라 정가에 구매하기는 부담스럽다. 중저가 단말기는 모델이 적고, 소비자 선호도도 낮다.
장윤식 한국MVNO협회장은 “서비스와 단말기를 결합한 형태의 현 통신 3사 중심의 유통체계를 그대로 두고서는 MVNO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